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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09일(金)
토익-텝스 환산 기준 개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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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연세대 교육과학대학장 한국교육평가학회장

오늘날 국제 공용어인 영어의 구사력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영어권 나라로 유학을 가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상급 학교 진학이나 취업, 승진이나 자격 획득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 과정에 영어 능력이 활용된다. 대학생들은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공인된 영어 성적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스펙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공인영어능력시험으로는 토익(TOEIC), 토플(TOEFL), 텝스(TEPS), 지텔프(G-TELP) 등이 있다. 이러한 다수의 공인영어능력시험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함께 사용된다면 수험자가 어떤 시험에 응시하더라도 서로 공정하게 비교될 수 있는 성적이 산출돼야 한다. 그래야 검사의 공정성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여러 개의 시험에서 나온 결과를 동시에 비교하려면 서로 다른 시험 간 점수 환산표가 개발·적용돼야 한다. 즉, 토익과 토플, 토익과 텝스 간 호환되는 점수를 확인해 줄 수 있는 환산표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용되는 토익과 텝스 사이의 점수 환산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텝스-토익 환산 기준은 2004년에 개발돼 지난 17년 동안 개정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 공무원임용시험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 5·7급의 공인영어능력시험 합격 기준 점수는 토익 700점, 텝스 340점이다. 이는 토익 700점에 해당하는 영어 능력과 텝스 340점에 해당하는 영어 능력이 같은 수준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 이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검사의 공정성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필자의 ‘NEW TEPS-TOEIC 환산 연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토익 700점에 상응하는 뉴텝스 점수는 265점인 것으로 나타났고, 뉴텝스 340점에 상응하는 토익 점수는 855점으로 환산됐다. 즉, 공무원 임용에 지원하기 위해 뉴텝스에 응시한 수험자들은 토익에 응시한 수험자들보다 매우 불리한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일인이 토익에 응시했다면 합격으로 판정됐을 텐데, 뉴텝스에 응시했기 때문에 불합격으로 판정되는 불공정한 결과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공인영어능력시험 수험자들 역시 토익과 텝스 환산의 불공정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엠브레인에서 실시한 토익과 텝스의 환산 공정성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뉴텝스 난도가 토익보다 높다’는 응답자가 97.2%나 됐고, 응답자의 73.6%는 ‘뉴텝스 340점은 토익 700점보다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토익과 텝스 환산 점수의 공정한 활용을 위해 현재 공무원임용시행령에서 사용하고 있는 토익-텝스 환산 기준 개정이 시급하다. 정부 기관에서 활용하는 공인영어능력시험의 환산 기준은, 정부 기관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준비하는 대상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인영어능력시험의 공정한 결과 활용을 위해 시험 주관 기관들이 공정한 환산표를 개발, 적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검사 개발 기관에서는 개발, 적용되는 환산표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을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험의 난이도나 모집단 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교육·심리측정 전문가들은 일정한 주기(5∼10년)로 환산표를 재검증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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