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기차 ‘럭셔리’에 꽂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통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고성능·럭셔리 전기차를 선보이며 테슬라에 뺏겼던 ‘영토’ 수복에 나섰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벤츠가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더 뉴 EQS.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1~4월 1억원 이상 고급 전기차 607대 팔려
완성차 업계 대거 참전하며 춘추전국시대로

현대차, 제네시스 ‘G80’ 첫 전기차 모델 출시
기아, 제로백 3.5초 ‘EV6 GT’ 내년 선봬
벤츠는 ‘더 뉴 EQS’로 하반기 국내시장 공략
포르쉐 ‘타이칸 터보S’, BMW ‘iX’도 승부수

테슬라가 주도하던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정통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참전하며 경쟁이 불붙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이 경쟁적으로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9000만 원 이상 전기차는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는 없지만, 가격에 걸맞은 성능과 주행 감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고가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 럭셔리 모델도 충분한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 원 이상 전기차 모델의 국내 판매는 607대(테슬라 제외)로 집계돼 전년 동기(37대) 대비 16.4배로 급증했는데, 올해 하반기에도 럭셔리 전기차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 브랜드의 고성능 고급 전기차 대표 모델들. 위부터 BMW iX, 아우디 RS e-트론 GT,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각 사 제공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모델인 ‘G80 전동화 모델’을 지난 7일 출시했다. 87.2㎾h 배터리를 탑재한 G80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최대 427㎞(산업통상자원부 인증) 주행이 가능하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22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G80 전기차의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272㎾(약 370마력), 최대토크 71㎏f·m에 달한다.

G80 전기차는 특히 전륜에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 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을 탑재해 이륜구동과 사륜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해 불필요한 동력손실을 최소화하고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또 전기차 전용 디자인의 그릴 및 휠, 전면 범퍼 하단부 휠 에어커튼을 적용하고 완전 평면형 차체 하부를 구현해 기존 가솔린 2.5 터보 모델 대비 고속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가격은 개별소비세율 3.5% 기준 8281만 원이다. 현대차는 이 외에도 내년에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가 사전에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한 쿠페형 세단이다.

기아도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장착한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EV6 GT 모델은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f·m의 주행 성능을 지녔다. 최고 속도는 시속 260㎞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는 ‘슈퍼카’에 버금가는 3.5초가 소요된다. 기아는 EV6 GT 모델이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등 슈퍼카와 400m 단거리 ‘드래그 레이스’를 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EV6 GT 모델은 첫 출발이 가장 빨랐고, 결승선은 2위로 통과했다. EV6 GT 모델은 급격한 가속과 코너링을 즐길 수 있는 전자식 차동제한 기능(e-LSD),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등이 탑재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전기차를 연내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더 뉴 EQS’는 107.8㎾h의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385㎾의 출력을 발휘한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770㎞에 이른다. 공기저항계수는 0.20Cd로 양산차 중 가장 낮다.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도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를 모태로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8기통 엔진을 얹은 기존 AMG 가솔린 모델 수준의 주행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W는 올해 전기 SUV iX 등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iX는 처음부터 순수 전기차로 개발돼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600㎞ 이상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는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아우디도 올해 하반기 순수 전기차 ‘아우디 e-트론 GT’와 ‘아우디 RS e-트론 GT’를 출시한다. 앞뒤 차축에 2개의 강력한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각 390㎾(530마력)와 475㎾(646마력)의 출력과 65.3㎏f·m와 84.7㎏f·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포르쉐는 지난해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2억 원이 넘는 전기차 타이칸 터보S를 국내에 출시했다. 93.4㎾h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며 론치 컨트롤과 함께 최대 560㎾의 오버부스트 출력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단 2.8초가 소요된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