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내년까지 공급난…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

韓자동차연구원 보고서

“반도체 국산화 갈 길 멀어”

신규 차량 출시 지연과 중고차 가격 급등까지 초래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2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공급난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는 공장 화재 이후 생산능력은 복구했지만, 정밀한 공정 품질을 다시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대만 TSMC는 지난 1월 증산이 이뤄졌지만 지난달부터 최소수요가 충족되기 시작했고, 정상 회복은 내년 1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자동차산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그간 지연된 물량만큼 추가 공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연구원은 반도체 국산화 역시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정부 지원정책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반도체 내재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 간 협업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에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은 토요타·덴소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에 지분을 투자하고 정부 주도로 공동투자를 통한 TSMC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파운드리(생산 전문기업) 확대가 미비하다고 분석했다. 가전에 비해 차량용 반도체는 수요 자체가 적으므로, 파운드리 업체의 투자·생산 동기가 크지 않다. 연구원은 “팹리스(설계) 기업이 반도체를 개발하더라도 국내 기업의 생산 거부로 해외 위탁 생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성능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운드리 공정을 갖춘 곳이므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직접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TSMC에 대한 생산 의존도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기능별 고성능 칩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