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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15일(木)
“멀쩡하게 생겼는데 이런 일을”… 은근한 괄시에 모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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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대리기사 체험


“부모님이 대리운전하는 거 아세요?” “멀쩡하게 생겼는데 이런 일을….”

지난 5월 27∼28일, 6월 7일에 10회에 걸쳐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며 기자가 손님들에게 들었던 말들이다. 만취한 고객들은 대놓고 욕설을 내뱉진 않았지만, 대리기사를 아랫사람 취급하는 등 ‘은근한 하대’를 일삼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마포구 한 바에서 접대 여성과 고급 위스키를 마셨다던 직장인 일행은 대리기사의 수입을 묻고는 “투잡해야겠네요”라고 한탄했다. 인격을 무시하는 태도이자, 직업에 대한 경멸의 감정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이들은 “술은 여자와 마셔야 좋지 않냐”는 등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 또래로 보이는 또 다른 손님은 “밤일은 오래 할 것이 못 되니 공무원 시험에라도 도전하라”면서 훈수를 뒀다. 독일산 고급 세단의 차주였던 ‘사장님’은 “오늘 세차했다. 손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 유리창을 만지지 말라”고 했다. “갑질 아니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좁은 ‘을의 공간’에 앉은 기자는 도저히 용기가 안 났다. 이후 사장님 말대로 앞만 보고 오로지 ‘운전대’만 잡았다.

직접적인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밤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부원장을 지낸 A 변호사는 대리기사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귀를 잡아당기는 등 기사를 폭행했다. 팔로 머리를 감싸는 이른바 ‘헤드록’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대구에서도 대리기사가 술에 취한 손님 B 씨에게 얼굴과 목 부위를 맞는 등 수차례 폭행당해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4월 대리운전 기사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68.4%가 주행 중 정신적·신체적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리스펙트팀) = 손기은·김성훈·정유정(사회부), 안진용(문화부), 이승주(산업부), 송유근(경제부), 권승현(전국부), 송정은(정치부)
e-mail 김성훈1 기자 / 정치부  김성훈1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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