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아몬드 파우더 볼륨 살린 ‘마카롱’… 바닐라 풍미 가득한 ‘밀푀유’

‘마얘’

상반기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중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계기로 정통 프랑스 디저트 및 다이닝 레스토랑과 함께 프로모션 이벤트를 기획하는 업무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프랑스 디저트를 전공하고 외식업계에서 일하고 있는지라 국내에서 정통 프랑스 디저트를 만드는 업장들을 고심해 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공연을 보고 그 잔향을 오래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나온 프로젝트였기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제품 선정과 영상 촬영까지 업장에서 디테일 있는 도움들을 줬습니다. 덕분에 지난 13일 ‘마리 앙투아네트’ 첫 공연과 함께 7월 한 달간 2곳의 프렌치 레스토랑, 5곳의 디저트숍에서 프로모션 ‘Gourmet festa’를 함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중 한 곳인 마얘(Maillet)에서 선정한 대표적인 프랑스 디저트 메뉴 두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마카롱과 밀푀유 바니입니다. ‘한 입의 사치’라고도 불리는 마카롱은 보기보다 만들기가 어렵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정통 디저트입니다. 아몬드 파우더와 슈가 파우더, 계란 흰자로 만드는 머랭을 볼륨이 꺼지지 않도록 잘 섞어 동전 모양으로 반죽을 짜 오븐에 구워냅니다. 머랭의 힘으로 한껏 부풀어 오른 완성품을 코크(coque)라고 부릅니다. 어울리는 다양한 크림을 만들어 코크로 샌드를 하면 우리가 아는 마카롱이 탄생하는 것이지요.

또 하나의 제품은 밀푀유라는 이름의 갸토(케이크)입니다. 특히 바닐라 풍미 가득한 밀푀유 바니는 마얘에서 정말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에서 시트와 크림이 가로로 층층이 쌓여 구성된 밀푀유를 제대로 먹는 방법은 툭 하고 뒤로 밀어 눕혀 나이프로 한입에 먹을 크기로 잘라 먹는 법입니다. 마얘에서는 이 점에 착안해 디저트를 접하는 손님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세로로 눕힌 채 한입 정도 크기의 포션으로 재구성한 점이 독특합니다.

프랑스 리옹 폴 보퀴즈에서 만나 파리 포시즌스, 케이터링컴퍼니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9년에 한국에 귀국한 후 정통 프랑스 디저트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매장 오픈 준비를 하던 프랑스인 파티시에 호농 마얘(Ronan Maillet)와 김수진 파티시에 부부가 마얘의 주인장들입니다. 실제 한국 시장을 바라보며 더 많은 경험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결심에 다시 파리에서 5년 정도 더 경험을 쌓고 돌아와 2014년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처음 매장문을 열었습니다. 어느덧 오픈 1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작은 프렌치 디저트숍 마얘는 현재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더현대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과를 위한 원재료 선별은 물론 신선도에 대한 엄격한 관리, 완성도 있는 기술로 제품을 생산하는 마얘를 거쳐 간 젊은 파티시에 인재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문화와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꾸준한 노력과 발전 없이는 하나의 브랜드가 탄탄하게 무르익어가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디저트 러버 또한 앞으로의 마얘의 시간을 기대와 응원의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합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