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내주엔 온다지만… 또 차질땐 18∼49세까지 ‘대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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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不信 커진 백신수급

모더나 도입목표 4000만회 중
지금까지 들어온 건 86만회뿐
정부는 구체 수급시기 못밝혀

전문가 “백신 제때 안 들어오면
4차유행 이어 겨울에 5차유행”

정부의 모더나 백신 수급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주요 확진자 연령층에 제때 접종을 못하는 ‘미스매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50대 연령층에 배정됐던 모더나 백신 물량을 화이자로 바꾸면서 전체 접종 일정에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분기 백신 수급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4차 대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5차 대유행’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0일 의료계는 이달 넷째 주로 도입이 연기된 모더나 백신 물량이 품질 관리 등 이유로 다시 늦게 들어올 경우 백신 접종이 연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시작하는 50대 연령층 백신 예방접종에 모더나 외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들어오는 모더나 물량에 차질이 빚어지면 당겨 쓴 화이자 백신도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50대 연령층의 접종 계획은 총 1~2주가량 연기됐다. 50대 백신 접종 일정은 당초 55~59세 7월 26일~8월 25일, 50~54세 8월 16~25일에서 모두 8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이에 1900만 명에 달하는 18~49세 연령층의 3분기 접종 계획도 다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향후 모더나 백신의 구체적인 수급 시기와 물량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로 도입된 모더나 백신 물량은 86만2000회분으로 정부가 당초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했던 2000만 명분(4000만 회)의 2.2%에 불과하다.

모더나 수급 차질로 전체 접종 일정이 꼬이면서 주요 확진자층에 접종을 제때 못하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19일 누적 확진자 기준)은 20대가 43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 377명, 50대 375명 순이다. 이들의 1차 접종률을 들여다보면 반대다. 20대의 1차 접종률이 12.5%로 가장 낮다. 30대는 얀센 백신 접종 덕분에 22.1%를 기록했지만, 40대와 50대는 각각 16.0%, 13.7%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모더나 백신이 일정대로 도입되지 않으면 4차 대유행을 끝내지 못한 채 올겨울 5차 대유행으로 직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경우 백신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음 달 말까지 3500만 회분을 들여온다는 정부 약속이 백신 수급의 마지노선”이라며 “백신 공급 일정을 못 맞추면 결국 4차 대유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5차 대유행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공백기인 만큼 4단계 거리두기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2주째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어 4단계 플러스알파 수준으로 방역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 대유행 초입에 여름 휴가철이 겹쳐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서 강도 높게 관리해야 한다”며 “백신 수급이 안 되고 델타 변이가 퍼지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면 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