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숨가빠진 퀵커머스… 유통공룡도 ‘15분전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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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GS리테일 참전으로 판 커져… 이마트도 진출 검토

1위 배민,‘퀵’매출액 4배 늘어
맞수 쿠팡도“서비스 전국 확대”
현대百, 전기트럭으로 식품배송
GS리테일은 자체 배달 앱 출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배달 수요가 다시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주문하면 바로 배송이 시작되는 ‘퀵커머스’ 시장이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퀵커머스는 빠른 배송을 뜻하는 ‘퀵(Quick)’과 상거래인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단어다. 빠르면 15분, 늦어도 30분 안에 소비자들이 주문한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특히 이처럼 빠른 단건 배달(한 번에 한 집만 배달)이 핵심 서비스 요소로 부상하면서 배달비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소비자 후생 및 서비스 제고와 관련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 시장 맞수 격으로, 양대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B마트의 구체적인 매출이나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보면 지난해에만 퀵커머스로 2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년 전보다 4배가 넘는 기록적인 매출액에 속한다.

쿠팡이츠는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 서비스인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직고용 배달기사를 통해 모든 주문을 단건 배달 처리하는 등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압도적으로 빠른 배달 시간 달성을 위한 사실상의 ‘실전용 실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 서비스 결과 쿠팡 측에서 ‘해볼 만하다’는 결론을 얻는다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수도권과 전국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의 유통 강자들도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헤게모니 쟁탈전은 더 달아오르고 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자체 배달 전용 앱을 출시하고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사모펀드와 손잡고 국내 배달 플랫폼 2위 사업자인 ‘요기요’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전기 트럭을 활용해 자사 식품관의 신선식품을 30분 안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도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들 시장의 서비스 성패와 주도권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다양한 물건을 고객의 집 앞까지 뿌려줄 수 있는지’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MFC(도심의 소규모 물류센터)와 배달 라이더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들은 새로 도심에 물류센터를 만들어야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국 곳곳의 자사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차량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