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22~ 26도 적당… 2시간마다 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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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복병’ 냉방병 예방법

실내외 온도차 5~6도 안넘도록
실내습도는 50~60% 수준 유지

에어컨 필터 자주 청소해주고
냉방온도 낮은 곳엔 긴 옷 준비

레지오넬라증으로 이어질 위험
면역력 떨어지면 합병증 유발도

코로나19 시국과 무더위가 겹친 가운데 ‘집콕 일상’이 길어지면서, 과도한 냉방으로 인한 냉방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습도가 높고 40도에 이르는 무더위가 이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온종일 에어컨을 켜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냉방병은 에어컨 등의 과도한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지만, 폭염 속 온열 질환만큼이나 흔한 질병으로 예방을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냉방병의 증상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냉방병의 요인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좋다.

냉방병은 밀폐된 실내에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의 찬 공기를 직접 맞을 때 발생한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으로 호흡기가 건조해져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실외와 실내의 온도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 자율신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냉기 때문에 신체의 체온 유지 및 호르몬 분비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게 원인이다. 또한 에어컨이 습도를 줄여 호흡기를 건조하게 하는 것도 냉방병을 야기한다.

냉방병은 냉방기기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 세균에 감염돼 레지오넬라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습하고 온도가 높을 때 에어컨 냉각수에서 번식해 냉각기를 타고 냉방기기의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진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독감,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어 냉방병 증상이 오래갈 경우에는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독감형 레지오넬라증은 피로,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2∼5일 후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폐렴형은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 등에게 주로 발생해 심할 경우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오한, 마른기침, 가래 등 폐렴형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가벼운 감기, 몸살 등 냉방병의 증상이 최근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의 콧물, 기침, 두통 등 증상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냉방병을 전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와 혼동할 경우 자각하지 못한 채 주위에 전염시키거나, 거꾸로 감염병이 아닌데도 진료소 등을 방문했다가 되레 감염되는 등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냉방병은 냉방기기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에어컨 온도를 22∼26도 수준으로 적정하게 유지하고 2시간 간격으로 환기해주는 등 습관 개선이 요구된다.

공공장소나 다중이용시설은 대개 에어컨 온도를 급격하게 낮추기 때문에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긴 옷을 가지고 다니며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하고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해 레지오넬라균 등의 번식도 예방하는 게 좋다.

영유아의 경우 냉방병이 열감기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는 열감기 증상이 있을 때 고열, 배탈, 설사 등과 함께 탈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