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한 사람처럼 닮은 내 손·아빠 손… 가끔은 사무치게 보고 싶어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곽천우(1947∼2013)

넓디넓던 어깨가 너무나 좁아 보이던 그날. 당신의 힘없는 손 옆에 나의 손을 펼쳐 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양손인 양 꼭 닮은 당신의 손과 나의 손.

당신 닮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당신의 굽은 인생길이, 그 길에서 고생하시던 엄마의 눈물이 싫어서 나는 당신과 멀찍이 떨어져 나의 길을 가기를, 당신과 얽힌 시간이 얼른 끝나기를 무척이나 바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 미어지는 순간임을 모르고 많은 것을 허비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끓이던 미음에 가끔 한숨을 섞었던 것이 독이 된 것일까요. 저 산 너머 해가 미처 지기도 전에 먼저 가버린 당신이 가끔은 미치도록 보고 싶고 불러보고 싶어 당신을 찾아가는 것이 팍팍한 삶의 유일한 쉼터가 됐기 때문입니다.

아빠… 아버지… 두툼한 양손을 펴고 이 새벽녘 당신을 생각합니다.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큰딸 곽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