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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30일(金)
흥행 노린 임기末 대북 저자세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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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 前 駐유엔대사

지난 27일 발표된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에 대해 대권 주자들이 한마디씩 언급했다. 야권 주자들의 신중한 반응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하는 정치를 하자고 했다.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외교와 안보,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사이다 반응’은 능사가 아니다. 금세 경박함이 드러나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결과를 자아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6월 통신 연락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며 대남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공표했다. 작년 9월 공무원 서해 피살 사건 때 우리가 복구와 재가동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계속 거부해 왔다. 그러다가 사흘 전 복원이 전격 발표됐고 바로 그날 김정은이 전국노병대회에서 보건 위기와 봉쇄로 인한 혹독한 경제난을 자인한 것은 그 배경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이번 조치는 북한이 비핵화와 인권, 대남 태도에 관한 근본적 자성 없이 실정으로 조성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빠져나가 보겠다는 전술적 국면 전환 시도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호응하는 신호, 신뢰 구축의 기회로 해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 전 대선 정국에서 남북 간 대면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 그동안 친서교환 등을 통해 은밀히 진행해 온 접촉 과정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우리 공무원 서해 살해 만행, 북한의 ‘대적 사업’에 대한 해명 요구가 있었을 리 없다. 오히려 북한에 경제적·인도적 유인책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북정책의 핵심 목표는 한·미 및 한·미·일 간 긴밀한 조율 속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이고, 그 실현을 위한 요체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이에 따른 제재 완화다. 미·중 간 신냉전의 심화로 비핵화에 대한 양국 간 전략적 제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반발로 북한과의 관계 강화 속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시스템을 훼손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지만, 대화 재개를 위한 유인책 제공은 고려하지 않는다. 객관적 상황의 개선 조짐도 없이 우리 정부가 왜곡된 희망 속에 백신과 경제 협력을 통해 정상회담 사전 준비 작업에 ‘올인’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대화 분위기 저해를 우려해 8월에 준비된 한미연합훈련을 건너뛰려 한다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다. 이번 통신 연락선 복원을 위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북한과의 물밑 작업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것도 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남북 관계의 주무부서인 통일부가 소외돼 제 역할을 못 했고 국정원도 본연의 정보수집 임무에서 벗어나 순수 정보기관의 역할에서 탈선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장밋빛 착시에 시야가 흐려져 각자의 위치를 망각한 결과다. 이러니 통일부 폐지와 국정원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평양을 방문하고 임기를 3개월 남긴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인권 탄압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인 측의 반대에 따라 계획을 접었다. 여론과 순리에 따라 마지막 정치적 흥행 욕심을 억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무리한 대국민 희망 고문을 중지하는 데 참고해야 할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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