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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8월 04일(水)
11년만에 내집 마련했는데… 절망속에 핀 희망 ‘싱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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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500m 아래로 집이 꺼져버린 초대형 재난 상황인데도 비장하거나 무겁지 않다. 일촉즉발 재난 상황에서 생존본능과 긍정 에너지를 장착한 이들의 탈출기를 유쾌하게 담아낸 ‘싱크홀’이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1분 만에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코미디 영화다. 도심 속 초대형 싱크홀을 소재로 절망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공간에서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인물들을 담아 희망적인 재난 버스터를 완성했다.

영화는 서울 입성과 함께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세 가족의 가장 동원(김성균)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비 오는 날 이사하면 부자된다며 청운빌라 입주민들은 동원의 가족을 반기지만, 만수(차승원)와는 주차 문제로 충돌하며 처음부터 삐걱댄다.

만수는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아침에는 헬스장, 점심에는 사진관, 저녁에는 대리운전까지 1일 3잡을 뛰는데 동원과 계속 마주치며 사사건건 부딪친다.

자가를 얻은 기쁨도 잠시 집도 말썽이다. 이사 온 지 며칠이 지나자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된다.

고민이 깊은 동원이지만 이사 2주 차에 접어들며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한다. 술을 진탕 마신 김 대리(이광수)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는 동원의 집에서 하룻밤 머무는데, 다음 날 오전 땅이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해당 빌라 건물이 지하 500m 아래로 통째로 추락한다.

단수 사태에 물탱크가 있는 옥상으로 확인하러 간 만수와 그의 아들(남다름)도 함께 고립돼 생사를 함께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싱크홀(땅 꺼짐)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 속 싱크홀은 건물이 땅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스펙타클한 비주얼로 초유의 재난 상황이라고 할 만하다. 차승원 말처럼 ‘돈 들인 티’가 팍팍 난다.

제작진은 지하 공간을 실감 나게 그리기 위해 지하 500m 지반의 모습을 담은 암벽 세트는 물론, 흔들림을 전달하기 위해 짐벌 세트 위에 빌라 세트를 짓는 대규모 프로덕션을 진행했다. 덕분에 영화는 싱크홀 발생 이후 지하의 모습을 실감 나게 디자인한다. 여기에 폭우로 물이 점점 차오르는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관객들마저 숨가쁘게 만든다.

영화는 기존 재난 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코미디 요소로 변주를 줬다. 감독은 재난 상황에 부닥친 인물에 집중하며 이들이 생존하는 방식에 주안점을 뒀다. 평범한 소시민에 가까운 인물들이 내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지만 경쾌한 유머와 유쾌한 티키타카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인 점이 특징이다. 자신보다 더욱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손을 내미는 모습이나 약자들의 희생이 낳는 감동 코드 등 재난물의 클리셰도 식상할 정도는 아니다.

배우들은 각자 맡은 몫을 해낸다. 차승원은 특유의 뻔뻔한 캐릭터로 웃음을 주고, 김성균은 평범한 가장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절절한 부성애까지 보인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광수는 능청스러운 위트로 극에 활기를 더한다.

서론이 밋밋하고 다소 길게 느껴지는 것은 맹점이다. 등장인물들이 싱크홀 속으로 꺼진 건물에 모여들기까지 캐릭터와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들이 별 특색 없이 나열돼 지루하고 작위적인 느낌마저 든다. 재난 블록버스터로서 재미는 충분하지만 후반부 개연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설정도 아쉬운 뒷맛을 남긴다.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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