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 일필휘지로 그린 회화 20점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1-08-10 10:02
기자 정보
장재선
장재선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길후 작가의 작품 ‘무제’(300×200㎝, 2021)를 학고재 관계자가 살펴보고 있다.


김길후, 학고재서 ‘혼돈의 밤’ 展
22일까지… 인물상 3점도 선봬


글·사진=장재선 선임기자

“화가의 자아는 그리는 행위의 의식을 검열해서는 안 된다. 의식이 비(非)자아 상태에 이를 때, 그림은 비로소 현상학의 토대 위에서 창조된 작품으로서의 맥락을 획득한다. 동양의 물아일체(物我一體), 불교의 삼매(三昧) 경지와 맞닿은 생각이다.”

김길후(60)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말처럼 자아를 지우기 위한 일필휘지의 결실이다. 그는 서울 학고재아트센터에서 오는 22일까지 개인전 ‘혼돈의 밤’을 연다. 회화 20점과 인물상 조각 3점을 선보인다. 그림은 2014년 작품 1점을 제외하고 모두 올해 그린 신작이다. 조각도 2019년부터 올해까지의 근작들이다. 직관을 중시하는 만큼 제목이 대부분 ‘무제’인데, 조각 1점만 ‘노자의 지팡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작가는 “예술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서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번 전시작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30대 후반이던 1999년 자신의 작품 1만6000여 점을 불태웠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리겠다는 결심에서였다. 김동기였던 이름도 바꿨다. 그동안 국내보다는 중국을 기반으로 활약해왔다. 2014년에 베이징(北京) 화이트박스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올 4월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받으며 국내에서 재조명된 것을 계기로 이번 전시가 이뤄졌다.

제목 ‘혼돈의 밤’은 만물의 소생에 앞선 원시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이 혼돈에서 그가 15㎝ 크기의 평붓으로 순식간에 그려낸 것들은 인체, 동물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구상도 추상도 아닌 붓질 그 자체의 결실이다.

서양화는 흔히 덧칠하지만, 그는 전광석화 같은 일획으로 그린다. 붓에 힘을 주다가 부러지기도 한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김길후는 붓을 들고 흐드러지게 진한 춤을 추는 무당처럼 자신의 호흡과 직관을 회화의 물성으로 펼쳐낸다”고 평했다.
주요뉴스
기사 댓글

댓글 영역은 접힘 상태로 기본 제공되며, ON/OFF 버튼을 통해 댓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