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우유 얼음에 최상의 복숭아… 치즈·젤리 곁들여 ‘화룡점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저트 카페 ‘당옥’(왼쪽)과 복숭아 빙수(위).

디저트 카페 ‘당옥’

스마트폰만 열어도 쏟아지는 정보의 파도는 때로는 우리를 당혹하게 합니다. 지역별 맛집, 어느 계절에 먹으면 좋은 채소와 과일, 다채로운 레시피가 가득한 정보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은 때때로 선택의 장애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점점 전문가들의 추천, 큐레이션을 신뢰하며 소비하는 트렌드가 만들어져 갑니다.

SNS에서도 나와 입맛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인플루언서들의 추천 맛집이나 제품 후기들에 큰 도움을 받곤 하지요. 제 경우는 셰프들의 추천 재료나 맛집, 메뉴들을 신뢰하고 참고를 많이 합니다. 그중 재료에 대한 믿음과 뚝심 있는 기술을 지닌 ‘슈밍화 미코’ 및 ‘멘야 미코’의 신동민 셰프가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 ‘당옥’의 빙수는 화룡점정입니다. 생과가 맛있어야 빙수가 맛있다는 지론을 어기지 않는 철저한 기준과 레시피로 만들어진 빙수이기 때문입니다.

당옥의 과일은 신 셰프가 직접 고르고 계약을 맺은 농장에서 재배하는 브랜드인 ‘청애당옥’이라는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에서 선별해 빙수 메뉴에 적용합니다. 정해진 수량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전에 전화로 예약하기를 추천합니다. 여름에 선보이는 과일은 복숭아, 멜론, 샤인머스캣, 애플망고 등입니다. 현재 복숭아와 멜론을 빙수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당옥의 복숭아 빙수는 복숭아의 향미와 감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브릭스(Brix·당도 측정 단위)를 기준으로 5가지 품종을 수확 시기에 맞춰 선별해 메뉴에 사용합니다. 현재는 대옥계에서 시작해 ‘백도의 으뜸’이라 치는 천중도에서 더 우아한 맛을 자아내는 애청중도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제가 맛본 애청중도는 과중(果重·열매의 무게)도 좋은 편인 데다 진하게 달콤한 향을 내어 입안에서 퍼지는 감미의 깊이가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당옥의 빙수는 복숭아 씨와 잘 세척한 껍질까지 끓여내어 쥬레(젤리)로 완성하는 등 온전한 복숭아의 풍미를 담은 철저한 레시피가 돋보이는 빙수입니다.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셰프의 기술이 이러한 디테일에서 발현되는군요. 산미와 단맛을 가득 안고 있는 탐스러운 과육을 담뿍, 크기에 따라 1~2개가 온전히 들어가는 풍성함에 우유 얼음,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복숭아 쥬레를 레이어드해 달콤하고 향기로운 과육을 먼저 맛보고 점점 우유 얼음과 진한 치즈로 마무리하는 설계가 무척 훌륭했습니다. 2만 원에서 재료에 따라 3만 원대로 형성돼 있는 당옥의 빙수 퀄리티는 10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 호텔의 빙수와 비교했을 때에도 전혀 아쉬움이 없는 완성도와 만족감이었습니다.

9월 말까지 진행되는 복숭아 빙수의 품종에 따른 차이도 비교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품종인 황도 ‘엘바도’는 브릭스나 풍미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니까요. 여름의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입니다. 우리들의 여름처럼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22

02-3443-1227

11:30∼21:00, 월요일 휴무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