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평생 운전일 아버지·15년 남편 간병 어머니… 효도 못해 후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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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한 (1936∼2007) 오기임(1945∼2021)

경북 군위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평생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는 먹고살기가 힘들어 홀로 상경해 어느 고물상에서 밥만 얻어먹으며 손수레 심부름꾼으로 일하셨습니다. 군대에 갈 나이가 됐을 때 고물상 주인 권유로 운전면허를 취득해 운전병으로 복무하셨고, 전역 후 강원 철원에서 어머니를 만나 화물차 운전을 하면서 우리 삼 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보내느라 온갖 고생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낮으로 아버지를 내조하고 우리에게 꽁보리밥을 맛있게 해주셨던 어머니가 고맙고 그립기만 합니다. 어머니는 산으로 들로 헤매면서 산나물을 뜯어 우리 배를 채워 주시고, 추운 겨울에 땔감을 구해 따뜻하게 해주셨습니다.

당신들은 그렇게 춥고 배고프게 살았기에 자식들만큼은 굶기지 않고 사회에서 떳떳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우리가 잠든 한밤중에 두 분이 나누던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아른거립니다. 당신들 덕분에 우리 삼 남매는 모두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다니면서 이제는 정년을 앞둔 나이가 됐습니다.

아버지는 제대로 먹지도 못한 데다 계속된 과로로 인한 뇌졸중으로 반신 마비까지 와서 15년을 고생하시다 한 많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15년 동안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지극 정성으로 돌봤습니다. 어머니는 당시 연로하신 할아버지의 대소변도 같이 받아내며 모셨습니다. 요즘은 요양원이라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모두 어머니 몫이었고 도시에 나가 살던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마저 자식과 남편, 시아버지를 돌보면서 고생한 후유증으로 올해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직장을 다니며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못했던 효도를 정년퇴직 후 어머니에게 하려고 했는데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으셔서 원망스럽습니다. 이렇게 빨리 가실 줄 알았으면 한 번이라도 더 찾아봬야 했는데 깊은 후회와 아쉬움, 그리움뿐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만큼 자식은 절대로 부모를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부모님 생전에 못다 한 효도를 어떻게 갚을까요. 그래서 정년퇴직하면 당신들처럼 외롭게 사는 분들을 찾아서 조금이나마 아버지, 어머니에게 못했던 효도를 하려고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두 분 아프지 말고 편안히 행복하게 지내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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