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SK바이오, 백신 ‘3상’ 단계…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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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
셀트리온 ‘렉키로나’ 12세 이상 환자에 투여 허가 신청

국내업체 6곳서 백신 개발 박차
정부 “5년간 2조2000억 투입”

올해 1억9300만회분 확보 목표
하반기에 수급 몰려 차질 불가피

내년 추가 백신 3000만회분 확보
모더나 등 가격 올려 축소된 듯

각국 ‘부스터샷’ 물량 전쟁 겹쳐
백신 확보경쟁 더 치열해질 듯

국내 치료제 관련 특허 302건중
항바이러스 효과 13건만 등록

美FDA,11개 치료제 사용 승인
세계 기업들 ‘경구용’ 개발 집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업계 최초로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임상 3상 승인을 받음에 따라 국내 1호 백신 생산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임상 3상을 통과할 시 이르면 내년 초 SK바이오 백신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적인 델타 변이 대유행과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동향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 본다.


1. SK바이오 백신 출시 향후 일정

SK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는 임상 3상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효과를 견주어 입증하는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체 시험 대상자는 18세 이상 3990명으로 국내와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동시에 수행될 예정이다. 임상 3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내년 1분기에 임상 중간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SK바이오는 보고 있다. SK바이오는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간 수억 회 물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해 국내 백신 주권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바이오의 백신 개발은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의 지원을 받아 개발돼 생산 물량이 국내에 우선 공급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있다. SK바이오 측은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국내에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 임상 1상, 2상, 3상의 의미

임상 시험은 제약회사가 의약품의 허가를 받기 위해 개발하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증하고자 시행하는 연구 절차다. 보통 임상 1상, 2상, 3상 등의 3단계로 구분된다. 임상 1상에서는 소수의 건강한 사람에게 시험 약물을 투여해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평가한다. 약동학은 약이 인체 내로 어떻게 흡수되고 대사되며, 배설되는지 다루는 학문이다. 임상 2상은 건강한 사람이 아닌 약물 치료 대상 환자들에게 투여해 치료 효과를 탐색하는 단계다. 임상 2상이 종료되면 임상 3상에서는 많은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증하게 된다. 임상 3상은 희귀질환의 경우에는 수백 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지만, 일반적으로 최소 수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연구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다. 경우에 따라서 ‘1상과 2상’(1·2상) 또는 ‘2상과 3상’(2·3상)을 동시에 승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임상 1상 전에 동물 실험 등을 하는 전임상 단계, 임상 3상 이후 시행하는 시판 후 감시 등도 임상 시험으로 보고 있다.


3. 국내 백신 개발 현황

SK바이오 외에 식약처로부터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아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국내 업체는 모두 6곳이다. 아직은 대부분의 업체 임상 시험이 1·2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부터 임상 시험에 착수한 셀리드,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안에 3상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HK이노엔과 큐라티스는 지난달 1상에 돌입했다. 이 중 큐라티스는 국내 업체 중 최초로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2조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4. 국내 치료제 개발 현황

백신 접종 확대에도 델타 변이로 인한 유행이 계속되면서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후 확진자 수보다 중증 환자 관리, 사망자 수 최소화가 방역의 초점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치료제는 두 가지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와 다국적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렘데시비르 등이다. 두 치료제 모두 현재는 고위험군 환자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치료 대상을 12세 이상 전체 경증 및 중증 환자로 확대하는 변경 허가 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빠르면 결과는 10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이 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는 빠르면 3분기 안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경구용 치료제 임상 2·3상 허가를 지난달 받았다.


5. 치료제 관련 특허 출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제약사와 연구소들의 관련 특허 출원이 이어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특허는 지난 6월까지 모두 30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로 특허 등록된 출원은 총 13건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일부 치료제는 특허를 출원했지만 치료제로 출시되지 못한 채 임상이 종료됐다. 출원인별로는 국내 업체 등 기업이 147건, 정부 기관 및 출연연구소 66건, 대학 55건, 개인 30건, 외국인 4건 순이었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기반으로 출원된 건이 전체의 25.8%(78건)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국가 R&D 사업에 따른 특허 출원은 전체 출원의 15% 미만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6. 해외 백신·치료제 개발 현황

코로나19의 획기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다고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른 질병 치료제로 개발된 알테수네이트와 이매티닙, 인플릭시맵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한 가운데 미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정식 허가한 렘데시비르에 대한 효능 시험 결과,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에게 효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 FDA는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 제넨텍, GSK의 정맥주사제 등 총 11개 치료제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간편하게 먹어 치료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머크는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타미플루를 개발했던 로슈와 화이자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은 세계적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AZ, 얀센 백신이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은 시노백·시노팜, 이란은 코비란,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를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이다.


7. 해외 백신 위탁 생산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들의 국내 위탁 생산도 활발해지고 있다. SK바이오는 이미 AZ 백신을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오는 9월부터 본격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삼성바이오 위탁 생산분이 국내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모더나가 결정할 내용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바이오는 올해 4000만 회분 국내 공급이 예정돼 있는 노바백스 백신도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다만 노바백스의 미국 사용 허가가 4분기로 미뤄져 아직 생산 시점을 알 수 없다. 일부 국내 업체는 러시아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도 신규 개발되는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8. 올해 백신 확보 및 수급 상황

정부가 올해 확보한 백신은 총 1억9300만 회분이다. 화이자 백신이 6600만 회분으로 가장 많고, 모더나 4000만 회분, 노바백스 4000만 회분, AZ 2000만 회분, 얀센 700만 회분 등이다. 그리고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들어오는 AZ와 화이자 물량이 2000만 회분이 있다. 총 물량은 국내 전체 인구에 세 번 이상 접종할 수 있을 만큼 많지만, 수급이 대부분 올해 하반기에 몰려있어 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다. 올해 상반기까지 1862만 회분이 들어왔으며, 하반기에는 8월 12일까지 1807만 회분이 추가로 들어오는 데 그치고 있다. 특히 모더나 백신의 도입예정 물량이 많지만, 모더나가 생산 공정 등의 문제를 이유로 국내 공급 물량과 일정을 축소 지연하면서 수급 차질이 심화하고 있는 상태다.


9. 정부의 내년 백신 확보 전망

정부는 내년도 추가 백신 확보 목표를 5000만 회분으로 설정하고 백신 제조사와 협상을 통해 화이자 3000만 회분을 확보했지만, 추가 계약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정부가 협상을 추진 중인 백신은 mRNA 방식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내년도 5000만 회분 정도의 백신을 도입하는 선급금 예산을 확보한 뒤 계약 추진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화이자, 모더나가 백신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가 현재까지 추가 확보한 내년 계약분은 최초 목표치 5000만 회분보다 적은 3000만 회분에 그치고 있다. 국제적으로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 경쟁이 다시 시작됐고, 모더나의 연이은 생산 차질 등 백신 생산이 수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점도 국내 도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0. 해외 부스터 샷과 내년 백신 확보

이스라엘과 러시아, 터키, 헝가리, 칠레 등은 이미 부스터 샷 접종을 시작했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도 다음달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이 외 스페인과 스웨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우루과이 등도 부스터 샷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도 FDA가 조만간 부스터 샷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면서 부스터 샷은 다른 국가들로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이에 각국은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4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확보한 영국은 내년 부스터 샷 접종에 사용할 화이자 백신 3500만 회분을 최근 추가 주문했다. 일본도 내년에 부스터 샷 접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최근 모더나 백신 5000만 회분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2억 회분 추가 확보를 목표로 제약사들과 협상하고 있다. 각국의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화이자와 모더나는 최근 자사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가량 인상했다.

김병채·이용권·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