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플>트럼프처럼 ‘노 마스크’ 외치더니… 트럼프처럼 확진된 텍사스 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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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차기 대선주자 거론 애벗
100명 이상 실내행사 참석 논란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도 거론되는 그레그 애벗(63·사진) 텍사스 주지사가 1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돌파 감염’됐다. 애벗 주지사는 미국 내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4만 명을 넘긴 시점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기를 들며 논란을 낳아 온 대표적인 야권 인사다.

애벗 주지사의 대변인인 마크 마이너는 이날 성명에서 “주지사는 지금껏 매일 검사를 해 왔으며, 오늘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그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현재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사가 자택에 격리된 상태로 매일 검사를 받으면서 리제네론의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에도 쓰였던 중증 질환 예방 치료제다. 애벗 주지사의 아내 세실리아 애벗은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전날 밤 그가 100명 이상이 모인 실내 행사에 참석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슈퍼 전파자’가 될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에서 텍사스는 플로리다주와 함께 미국 내 코로나19 재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지역이다. 백악관은 전국 신규 입원 건수의 40%가 이 두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고 집계했다. 텍사스주 한 곳만 보면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만6000명이 넘으며, 2주 전과 비교하면 53% 급증한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정부 차원의 공중 보건 명령에 불응해 온 애벗 주지사가 이 같은 신규 사례 폭증에 일조했다고 짚었다. 그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바이든 행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대하며 이를 금지하는 자체 행정 명령을 내리면서 하위 지방자치단체, 교육구 등과 갈등을 빚어 왔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