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동규 매니저의 깔끔한 어프로치샷. 이 매니저는 “누굴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이동규 제공
NH농협생명 골프마케팅 필드매니저 이동규
중3때 호주로 골프유학 다녀와
KPGA투어 정회원 입문 활약
결혼후 선수꿈 접고 얻은 직장
전국 유일 골프특화 보험설계
드라이버 비거리 250m‘펑펑’
프로생활 최고 성적은 10언더
“성적 부담 없는 요즘 재미 느껴
멋진 스윙보다 제 몸에 맞춰야”
이동규(38) NH농협생명 경기지점 골프마케팅 필드매니저(FM)는 중학교 3학년이었을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질긴 인연을 맺었다. 당시 재미 삼아 클럽을 휘둘렀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레슨프로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고, 그의 아버지는 2개월 뒤 아들을 호주로 보냈다.
테니스선수 출신인 이 매니저의 아버지는 “이왕이면 확실하게 배워야 한다”며 겨울방학에 그를 호주의 골프 명문학교에 입학시켰다. 어려서부터 테니스를 즐겼던 아들의 운동신경을 확신한 아버지는 호주에 살던 지인의 도움으로 그를 브리즈번 외곽의 힐스인터내셔널칼리지로 보냈다.
힐스인터내셔널칼리지는 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이자 호주 골프의 간판인 제이슨 데이, 대만의 청야니 등 스타급을 여럿 배출한 골프 명문학교. 교내에 18홀 코스와 연습장 시설을 갖췄다. 이 매니저는 골프에 푹 빠졌고,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었다.
16일 경기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매니저는 “힐스인터내셔널칼리지에서 골프를 가르치는 방법은 한국과 다르다”면서 “그곳에선 먼저 스윙을 해보라고 한 다음, 교정 단계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이상적인 스윙에 자신의 몸을 맞추라고 가르치지만, 힐스인터내셔널칼리지는 그 반대. 이 매니저는 “모든 사람이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처럼 스윙할 순 없다”면서 “내 몸에 맞는 맞춤형 스윙을 익히도록 유도하는 힐스인터내셔널칼리지 교육 덕분에 기량 발전 속도가 빨랐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유학 비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아 2년 만에 돌아왔다. 귀국한 뒤에도 골프에 전념해 2003년 한국프로골프(KPGA) 준회원(세미프로), 2012년 정회원(투어프로)이 됐다. 하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 늦게 엘리트스포츠를 시작한 탓에 한계가 있었던 것.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골프채 판매 영업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리고 2013년 결혼하면서 직장인이 됐다. 이 매니저는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그래서 선수의 꿈을 내려놨다. 그런데 정작 그 뒤부터 골프의 재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전국에 하나뿐인 골프마케팅 특화 보험 판매 지점에서 근무한다. 보험 판매와 재무설계는 물론 골프 상담까지 고객에게 제공해 인기가 많다. 매니저는 팀원을 관리하는 직책으로, 2018년 11월 매니저로 승진했다. 그는 “생명보험사이기에 손해보험사가 취급하는 골프보험은 판매하지 않고 기존 가입 보험 분석과 리모델링을 통한 재무설계가 주요 업무”라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CEO, 개인사업자들이 주요 고객으로 대부분 골프를 좋아해 골프마케팅 수요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키 180㎝, 몸무게 80㎏인 이 매니저는 드라이버로 250m를 보낸다. 그는 “이글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홀인원은 아직 없다”면서 “한창 물이 올랐을 적엔 프로대회에서 10언더파까지 해봤다”고 귀띔했다.
최근엔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에서 4언더파를 기록했다. 4개 홀 연속 버디쇼를 펼쳐 동반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 매니저는 “골프는 절대 내가 이길 수 없는 존재이고, 내려놓는 순간부터 잘된다”면서 “웃음을 지으면 더 잘 풀리는 스포츠가 골프”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가 고객에게 가장 많이 건네는 조언은 멋보다 재미를 찾으라는 것. 그는 “이상적인 골프 스윙, 프로의 스윙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대로 따라 한다고 멋진 스윙 동작이 몸에 배는 건 아니다”라면서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근력과 유연성도 다르기에 이상적인 스윙을 공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재미있게 골프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리해서 프로의 스윙까지 따라 할 필요는 없다”면서 “내 몸에 맞는 스윙이 가장 좋은 스윙”이라고 덧붙였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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