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부동산 국가 통계 신뢰 높일 3大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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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최근 표본 수를 2배로 늘린 이후 발표된 7월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언론의 초점은 표본 보정 전 6월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가격 9억3000만 원과 보정 후인 7월 치 11억1000만 원의 20%에 가까운 격차다. 이에 대해, 기존 보정 전 통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증거인 듯이 비난하는가 하면 그래도 다른 민간 통계와의 격차를 줄였다는 보도들도 있다. 필자로서는 과거 표본 보정 전후에 나타난 현상들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일 뿐이다. 또한, 상승률이 둔해지고 있는 다른 민간 주간 가격지수들과 달리 이번 주 수도권에서 2012년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부동산원 주간 가격지수도 불편하다.

2017년 이후 1년 정도를 주기로 이뤄졌던 부동산원의 표본 보정은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보정 시에는 부동산114 시세 평균가격의 90% 정도로 표본이 구성된다. 그러다 동일 표본이 유지되는 1년 동안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번에도 표본 보정 기간이 반년 정도 늦어진 관계로 민간 시세 평균의 75%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90%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측면에서 별다를 게 없다.

문재인 정부 기간 주택가격 동향조사의 서울시 아파트 표본의 평균 가격은 95% 높아져 부동산114 시세평균과 상승률로는 유사하다. 그런데 가격지수의 변동률이 되는 동일 표본이 유지되는 기간에 발생하는 상승률의 누적치는 2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표본 보정으로 메워진다. 반면, 부동산114 시세 평균의 92% 상승률의 대부분은 가격지수 변동률인 86%로 채워지고 나머지만 주택 재고가 변동해 발생하는 변동률이다.

계속 보정되는 표본의, 표본 유지 기간 상승률 저평가 문제의 근원이 무엇일까. 부동산원의 항변 중 하나인 신규 아파트 표본 미반영 문제는 연간 신규 아파트의 입주 물량이 서울시 아파트 재고의 2∼3%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분적인 원인에 불과할 것이다. 다른 이유는, 높아진 가격 수준을 맞추기 위해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들을 위주로 표본 보정을 해놨는데 막상 표본에 추가된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률은 규제 강화로 둔해지는 현상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없어야 할 일이지만, 감독기관의 눈치를 보는 암묵적인 상승률 저평가 행태다.

필요한 몇 가지 해법은, 먼저 표본과 표본의 시세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에서 그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창문을 열어두는 것이다. 이는 감독기관의 입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된다. 두 번째는 전통적인 방식인 부동산중개사 대상 조사로 회귀해 전체 재고에 대한 시세지수 작성으로 개편하면 표본 보정으로 발생하는 지속적인 저평가와 의도적인 왜곡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셋째는 실거래가 등 가격 관련 공공자료를 민간기관과 공유함으로써 민간과의 경쟁적인 구도 아래 지속적인 통계 개선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더는 국가 승인 통계라는 독점과 공공기관이라는 방어벽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소모적인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통계 생산 기관으로의 변신이 필수다. 이는 한 통계 생산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왜곡된 정보로 초래되는 불합리한 사회적 의사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