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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팩트체크 게재 일자 : 2021년 08월 20일(金)
[팩트체크] ‘마라톤을 하면 무릎 연골이 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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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가 촬영한 마라톤을 하지 않은 60대 성인 남자의 무릎 자기공명촬영(MRI)사진(왼쪽)과 마라톤 1000회 이상 완주한 60대 남성의 무릎 MRI사진. 비교 결과 마라톤을 1000회 이상 한 남성의 무릎이 근육량도 많고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  2017년 세계적 권위지인 관절염 치료 및 연구학회지 ‘Arthritis Care & Research’에 발표된 ‘달리기는 무릎관절염과 관련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연구논문.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해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무릎 관절염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내용.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무릎 통증 발병률이 낮게 나왔다는 연구 결과 내용.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KBS ‘생로병사의 비밀’ 실험 결과 사실과 달라…일반인들보다 마라토너들이 오히려 무릎 건강
“풀코스 완주 후 근육 손상, 3일 후 정상 수치로 돌아와…달리기가 무릎 건강에 오히려 도움”


흔히 마라톤을 하면 무릎 연골이 닳는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일반인들이 마라톤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달리기가 무릎관절에 좋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정형외과 의사들과 마라톤 전문가 취재를 통해 팩트체크한 결과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마라톤과 무릎 연골과의 상관관계’ 실험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8년 5월 방송된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는 달리기가 무릎 관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1000회 이상 완주한 60대의 무릎과 마라톤을 전혀 하지 않은 60대 성인 남자의 무릎을 자기공명촬영(MRI)으로 찍어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인들보다 마라토너들이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2017년 세계적 권위지인 관절염 치료 및 연구학회지(Arthritis Care & Research)에 발표된 한 논문이 주목을 받았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달리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과거 달리기를 했던 사람은 하지 않은 사람보다 무릎 통증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증상이 동반된 무릎 골 관절의 경우에도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하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더 적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 교수는 “마라톤을 해도 무릎에 손상이 많이 안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라톤 풀코스를 1000회 이상 완주할 정도로 오랫동안 마라톤을 하면 무릎에 손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검사결과 손상이 거의 없고, 마라톤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보다 무릎에 근육도 많고 튼튼하다”고 말했다.달리기가 무릎 건강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앞서 지난 2006년 10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원장 고용곤)가 실시한 ‘마라톤이 무릎연골에 미치는 영향’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았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10km를 달렸을 때 연골 손상이 약간 나타났지만, 이후부터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또 마라톤을 뛴 후 만 하루가 지나면 연골 손상이 회복돼 정상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조사는 풀코스(42.195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11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거리별로 연골 손상 지표인 COMP(Cartilarge Oligomeric Matrix Protein)의의 변화를 측정, 손상 정도를 살펴보았다. COMP는 연골에 포함돼 있는 단백질 성분 중 하나다. 연골이 손상되면 이 성분이 연골에서 떨어져 나가 혈액 속을 돌게 된다. 따라서 혈액 속의 COMP를 연골 손상의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실험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달리기 전과 10km, 20km, 30km, 42.195km 완주 후 등 단계별로 채혈을 통해 분석했다. 연골 손상 회복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마라톤 대회 다음날부터 6일간 혈액을 채취, 혈액 속의 COMP 농도 변화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10km를 달렸을 때 COMP 농도는 뛰기 전보다 50% 높아졌다. 하지만 10km 이후부터 완주 때까지 COMP 농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또 완주 후 하루가 지나자 올라갔던 COMP 수치도 정상에 가깝게 돌아왔다. 고용곤 원장은 “결론적으로 마라톤은 풀코스를 달리더라도 하루 정도 충분히 쉬면 무릎연골에 크게 손상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60km 이상을 뛰는 울트라 마라톤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100km를 뛴 후 COMP 수치는 60%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100km 이상부터는 수치가 눈에 띄게 높아져 200km에서는 300% 정도 증가했다.

결국 울트라 마라톤은 연골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병원 측은 또 연골 손상 측정과 같은 방식으로 근육 손상 정도(CPK 수치)를 분석한 결과 마라톤 거리에 비례해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코스를 완주한 후에는 CPK 농도가 200% 정도 높아졌고 완주 다음 날은 300%로 증가해 근육 손상의 정도가 심했다. 하지만 완주 3일째부터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마라톤을 하더라도 무릎 손상을 예방하려면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 무릎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체 근력 강화에는 자전거 타기, 스태퍼, 빠르게 걷기, 쪼그려 뛰기 등이 도움이 된다. 또 마라톤 후에는 적어도 5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3월 20일 서울 도림천 공원 일대에서 열린 한국마라톤TV 주최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700회 완주 기록을 세운 국내 최고령 마라토너 장재연(84) ‘칠마회’ 회장은 KBS ‘생로병사의 비밀’과 ‘아침 마당’에 각각 두 번씩이나 출연할 만큼 국내 아마추어 마라톤계에서 유명인사다. 칠마회는 70대 이상 마라토너 동호회다. 66세에 입문한 후 18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접을 나이에 뒤늦게 시작했다.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에게 무릎을 포함해 부상은 없는지 질문했다. 그는 “부상이 있다면 이렇게 달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부상은 달리면서 풀어요. 저절로 자연 치유된다”고 했다.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하고 무릎도 튼튼하다고 했다.

장 회장은 2004년 중앙마라톤에서 첫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했다. 이후 매주 토요일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풀코스를 완주한다. 평일에도 월·수요일 주 2회 15㎞씩 달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 설레고 기다려진다”고 한다.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연습까지 포함하면 지구 한 바퀴도 넘는다고 한다.

부상 없이 오래 달릴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욕심을 버려야 해요. 특히 숫자 욕심요. 완주기록과 달리기 횟수에 연연해 하지 마세요. 자기 역량은 생각 않고 남들보다 빨리, 더 많이 뛰려다 보니 부상이 오고 탈이 나는 거예요.” 달리기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마라톤을 한다고 해서 무릎 관절이 닳거나 손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 꾸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달리기를 하거나 자신의 역량 이상으로 기록을 내기 위해 빠른 속도로 달리기를 할 경우 무릎 관절 부상은 물론 허리나 발목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부상이 온다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자세로 달리기를 하는 것도 부상을 입지 않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달리기를 하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도 필수다. 특히 평소에 꾸준한 하체 근력 강화 운동도 무릎을 비롯한 부상을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밖에 KBS 생로병사에서의 실험에서 보듯, 올바른 달리기는 오히려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좋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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