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1900년 파리올림픽서 골프 첫선…美·英·佛·그리스 4국서 22명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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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과 골프

파리올림픽 남자부 36홀 경기
여자부는 9홀로 짧은승부 가려
佛 선수 정장에 하이힐 착용도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서
여자부 폐지·남자 단체전 신설

1908년 런던서 정식종목됐지만
英골퍼·조직위 불화뒤 종목 제외

1921년 올림픽서 아예 사라진뒤
2016년 리우서 정식 종목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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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골프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00년이었다. 당시 28개국이 참가한 파리올림픽에서 골프는 남녀 개인전 스트로크 방식으로 치러졌다.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스 등 4개국에서 모두 22명의 골퍼가 올림픽에 참가했다. 36홀로 치러진 남자부에 12명이 출전했고 미국의 찰스 샌즈가 167타(82, 85)로 우승해 올림픽 골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샌즈는 파리올림픽 테니스에도 출전했지만 메달을 보태지 못했다.

9홀로 승부를 가린 여자부엔 10명이 참가했고 미국의 마거릿 애버트가 47타로 정상에 올랐다. 애버트는 당시 24세였고, 모친과 프랑스를 여행하다가 어머니와 함께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다. 모친은 7위였다. 그때는 여성의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았고, 애버트를 제외한 참가자 대부분이 프랑스인었다. 패션의 나라답게 프랑스인 참가자들은 모두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경기했다. 하지만 미국인인 애버트는 편한 복장으로 출전했고, 그 덕분에 손쉽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건 당시 올림픽이 어설프게 진행됐던지 모녀는 파리의 한 여자골프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애버트는 자신이 세계 최초의 올림픽 골프 여자 금메달리스트였다는 사실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1904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선 여자부 골프가 사라졌고, 남자부 단체전이 신설됐다. 그리고 개인전은 스트로크에서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바뀌었다. 단체전은 10명이 팀을 이뤄 팀원들의 스코어를 합산, 가장 스코어가 낮은 팀 순으로 순위를 가렸다. 미국에서 74명, 캐나다에서 3명 등 총 77명이 세인트루이스올림픽 골프에 참가했다. 개인전에선 캐나다의 무명 조지 리옹이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US 아마추어 챔피언 챈들러 이건(미국)을 3-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리옹은 46세, 이건은 20세 하버드대 학생이었다.

전직 크리켓 선수였던 리옹은 38세에 골프에 입문했고, 크리켓 스타일의 엉성한 스윙 탓에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엄청난 장타력을 앞세워 이건을 압도했다. 이건은 단체전에서 맹활약을 펼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골프는 정식종목이었다. 조직위원회 측은 6라운드 진행 방식과 장소를 확정했지만, 참가 자격 등을 두고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대립했다. 그 여파로 영국의 골퍼들이 단체로 불참을 선언했다. 개최 직전까지 참가 신청을 한 선수는 4년 전 우승자인 리옹뿐이었다. 조직위는 어쩔 수 없이 리옹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려고 했지만, 리옹은 거부했다. 리옹은 당대 최고로 꼽힌 스코틀랜드 선수들을 꺾고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골프는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고 1920 앤트워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복귀했으나, 참가 선수가 적어 경기 자체가 무산됐다. 192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최소 40개국 이상이 출전하고, 국제적인 경기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올림픽에서 골프는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부활했다. 남자골프는 112년, 여자골프는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고 박인비가 여자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