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생명과 재산’ 지킬 후보, 뺏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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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빅데이터 대선 키워드는 安全
한미동맹 약화는 내 생명 위협
文 부동산 계승은 재산 빼앗아

북핵은 자녀들 신변 위협하고
포퓰리즘은 더 못살게 만들어
연금·규제 개혁이 재산 지킬 것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여야 예비 후보들이 20명 가까이 된다. 유권자들은 기본적으로 대선 당일 기표지에 이름을 올린 후보에게 투표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당내 경선부터 기존·신규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선택지가 훨씬 커진 것이다.

대표적인 뇌과학·인공지능(AI) 전문가에게 내년 대선의 키워드를 물었다. ‘안전’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본인과 아들·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가장 관심이 많다고 했다. 빅데이터 분석의 일관된 결과이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흐름이라고 했다.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중국의 패권 추구로 흔들리는 국제 정세, 중동·중앙아시아의 테러리스트 부상과 대규모 난민 발생, 코로나19 등이 생명의 안전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 불안정한 국제 금융 시장 등이 재산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들이다. 생명(제30조)과 재산(제23조)의 안전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 권리이기도 하다. 각 정당 후보들 다툼에만 몰입하지 말고, 더 큰 틀에서 더 멀리 그리고 핵심 이슈를 직시하면서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내 생명의 안전. 우선적으로 한·미 동맹 문제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과 유혈 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이 위협을 느낀다. 한국과 아프간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한·미 동맹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한·미 동맹은 군사·경제를 넘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으로 발전해왔지만, 문재인 정권 들어 가치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 지난 10일 북한 김여정의 미군 철수 교시로 국내 종북·친북주의자들이 ‘양키 고 홈’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대선 후보들이 한·미 동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후보들에게 미군 철수를 원하는지를 먼저 묻고 답변을 기록해야 한다. 그다음 한·미 동맹의 근간인 연합 훈련에 찬성하는지도 물어야 한다. 반대하는 후보는 내 생명을 지킬 자격이 없다. 내 생명은 핵·미사일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로부터도 위협받기 때문에 방역 정책도 중요하다. 국민과 자영업자의 무한 희생을 요구하는 문 정권식 K-방역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후보는 내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둘째, 내 재산의 안전. 부동산 정책·세금 문제다. 우리 국민의 자산은 금융 20%, 비금융 80%로 구성돼 있다. 비금융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그런데 문 정권이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올려 사기도, 팔기도, 또 보유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맛 좀 봐라’ 식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후보는 내 재산을 보호할 의지가 없다고 보면 된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조정해 시장에서 더 많은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게 하고, 이를 통해 가격이 안정되도록 하겠다는 후보가 내 재산을 보호할 개연성이 크다.

셋째, 자녀 생명의 안전. 북한 핵 문제다. 현재 상태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방치하면, 자녀 세대에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내세워 노골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 후보들에게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할 것인지부터 물어야 한다. 이들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얘기하면, 비핵화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따져야 한다.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애매한 답변을 하는 후보는 안보 의식을 의심해야 한다. 야당 후보들에게는 구체적인 북핵 해결 방안을 물어야 한다. 방안조차 없다면, 그 후보는 자녀의 생명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넷째, 자녀 재산의 안전. 포퓰리즘 문제다. 문 정권은 나랏돈을 물 쓰듯 쓰며 국가 부채를 4년 만에 400조 원 늘렸다. 상환 부담은 다음 세대에 떠넘겨졌다. 이런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후보는 자녀 재산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국민·공무원·군인·사학 연금 개혁 의지가 있고, 구체적 실행 계획도 갖고 있는 후보가 자녀 세대의 재산을 부분적이나마 지켜줄 수 있다.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상식조차 인정하지 않는 후보는 자녀의 재산을 지켜주기는커녕 뺏어 갈 가능성이 크다. 자녀 재산을 불려줄 수 있는 후보는 4차 산업을 꽃피울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후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