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언론 상대 소송 70%가 ‘권력집단’이었다

언론중재위 ‘2019년 판결’ 분석
與 “일반인 구제用” 주장하지만
언론중재법, 결국 ‘권력보호법’

언론 보도로 피해를 봤다며 제기한 민사소송 가운데 약 70%는 고위공직자와 기업, 공적 인물 등 소위 ‘권력자’나 권력기관이 제기한 것으로 26일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일반인을 구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언론의 감시·견제 대상인 권력자가 언론 보도를 틀어막기 위한 보호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언론중재법은 일반인 구제가 아니라 권력층 보호법으로 취지, 목적, 법 절차 등 모든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2019년 한 해 동안 각급 법원에서 선고된 언론 관련 민사소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한 원고 가운데 일반인 비율은 31.4%에 불과했다. 분석 대상이 된 민사소송 판결 236건 가운데 고위공직자가 원고인 경우는 41건(17.3%), 공적 인물이 29건(12.3%)이었고 기업이 소송을 제기한 경우도 30건(12.7%)이나 됐다. 민주당은 언론중재법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현직 고위공직자 및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관련인 등을 징벌적 손해배상의 청구 가능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전직이나 친인척·비선 실세 등 측근은 여전히 소송을 걸 수 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은 법 시행일이 내년 대선 이후라고 하는데 내년 대선 이후 전직 고위공직자 대표 선수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