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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우석의 푸드로지 게재 일자 : 2021년 08월 26일(木)
맥앤치즈·내장파괴·하와이안… 하나만 골라 먹기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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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코비버거

■ ‘국민 간편식’ 햄버거

1921년 미국서 첫 전문점 오픈
고기패티 안넣으면 버거 못붙여
닭·생선엔 ‘치킨샌드·피시샌드’

자코비버거, 취향 맞춰 주문가능
베이컨·크로켓 등 올리면 20㎝

미스리버거, 기본크기도 속 든든
빵과 계란 노른자 섞이면 감칠맛


더 이상 햄버거는 낯선 음식이 아니다. 공식적으론 1979년 체인점(롯데리아)을 통해 이 땅에 처음 상륙했지만 그 이전에도 미군 부대 주변이나 경양식 집 메뉴판에 있었다. 시내 햄버거 체인점에 가보면 알겠지만 이젠 우리나라 50~60대도 딱히 꺼리지 않고 즐겨 먹는 음식이 햄버거다. 햄버거는 몇 안 되는 ‘미국 음식’이다. 공식 문헌에 등장한 것이 20세기 초, 역사가 짧아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네 유명한 음식들도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갈아서 성형한 고기(패티)를 구워 둥그런 빵(번)에 끼운 음식이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팝뮤직과 같은 시기에 미국 문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햄버거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  사진 위부터 르프리크의 시그니처버거, 뉴욕아파트먼트의 맥앤치즈버거, 미스리 버거, 바스버거.
햄버거(Hamburger)란 이름은 같은 철자를 쓰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나왔다. 19세기 독일계 이민자가 전했다. 고깃덩이를 뚝 떼내 스테이크로 쓸 수 없을 만큼, 남는 여러 자투리 고기 부위를 다져 섞어 만든 하크스테이크(Hack steak). 우리 육회 같은 타르타르스테이크를 구운 것이란 설도 있다.

그런데 여기다 실용적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이 저렴하고 맛 좋은 고기 요리를 빵 사이에 끼워 넣어 먹자. 이 샌드위치를 아예 햄버거라 부르기로 했다.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햄버거는 순식간에 인기를 모았고 전문식당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1921년 화이트캐슬이 ‘햄버거 전문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맥도날드, 인앤아웃 등이 체인점을 모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전통(?) 요리가 처음 탄생한 순간이다.

미국인은 그들의 자부심 어린 이 음식에 대해서 유독 깐깐하다. 고기 패티 대신 치킨이나 생선튀김을 넣은 것에는 아예 ‘버거’를 붙일 수 없다. 그저 치킨 샌드, 피시 샌드라 부른다.

햄버거 전문점 탄생 10주년인 1931년 인기만화 뽀빠이에 등장한 캐릭터 윔피(Wimpy)를 보자. 선원 뽀빠이의 뚱뚱한 친구 웰링턴 윔피는 만화에서 늘 “돈은 화요일에 지불할 테니 햄버거 하나만 주세요(I’ll gladly pay you Tuesday for a hamburger today)”라고 말한다. 1900년대 초반에야 등장한 햄버거가 얼마나 빨리 당시 미국 전역의 입맛을 사로잡은 인기 음식이었는지 알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각 지역에 햄버거 유명 프랜차이즈 가게가 우후죽순 생겼다. 서부의 인앤아웃버거, 동부 뉴욕의 쉐이크 쉑과 워싱턴DC의 파이브 가이즈, 샌디에이고의 버거라운지, 남부의 왓어버거 등이 유명하다. 세계로 역진출해 각국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버거’도 많다. 요르단 낙타버거, 노르웨이 고래버거, 두바이 양고기버거, 일본 연어버거 등이다.

사실 햄버거의 원리는 단백질과 지방(패티와 치즈), 섬유소(채소)를 탄수화물(번)에 끼워 먹는 간편식이다. 샌드위치는 물론 타코나 케밥, 심지어 만두나 김밥도 비슷한 원리의 음식이다. 여러 맛을 한 번에 씹는 ‘복합미(複合味)’다. 그래서 세계인의 입맛에 모두 잘 맞는다.

햄버거야 거개 맛이 비슷하다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은 꽤 다양한 맛을 낸다. 내용물 조합에 따라, 소스에 따라 다르다. 번도 각양각색이다. 같은 가게의 메뉴도 각각 다른 매력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당긴다. 요즘 인기를 끈다는 햄버거 맛집을 찾아가 봤다. 마침 양파도 아삭하니 맛있을 때다.


◇르프리크=시그니처버거. 사실 패티 대신 치킨 튀김을 쓰니 버거라 하면 안 되겠지만, 어차피 맛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집이니 이름 따위야 무슨 상관이랴. 두툼한 치킨을 튀겨냈는데 이게 이 집 햄버거 맛을 책임지는 주연이다. 바삭한 튀김옷 속에 이게 과연 닭고기인가, 크림인가 싶을 만큼 촉촉하고 부드러운 살이 들었다. 절인 양상추 샐러드가 다소 심심할 수 있는 흰살 닭고기에 진한 풍미를 더해 준다. 무엇보다 촉촉한 번이 끝내준다. 향긋한 밀향을 내는 번이 이 개성 강한 두 식재료를 포용한다. ‘유럽 일등석 열차여행’이란 평을 들을 만큼, 가게 분위기도 근사하다. 서울 성동구 연무장5길 9-16 블루스톤타워 B103, 9800원.


◇뉴욕아파트먼트=맥앤치즈버거. 그냥 치즈버거가 아니다. 미국인이 어릴 때부터 집에서 즐겨 먹는 또 하나의 ‘전통 가정식’ 맥 앤드 치즈(Mac & Cheese)를 넣은 햄버거다. 이름처럼 마카로니를 삶아 치즈와 버무린 음식인데, 미국 어린이들이 ‘라면 끓이기’처럼 처음 배우는 요리다. 100% 소고기 수제 패티를 철판에 구워 아래 번에 채소와 함께 맥 앤드 치즈를 들이붓듯이 듬뿍 올리고 위에 번을 살짝 얹어 내온다. 눅진한 맥앤치즈맛이 영혼까지 촉촉이 적시는 기분이다. 도저히 점잖게는 못 먹겠지만 거리낄 건 없다. 이 정도 맛이면 체면이고 뭐고 없다. 맥 앤드 치즈를 흩뜨리고 버거를 잘라 함께 입안에 넣으면 기분까지 뿌듯하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50 화성빌딩 1층. 1만500원(5온스 기준).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번쩍번쩍한 네온, 레트로 콘셉트의 인테리어. 정말 브루클린이라도 온 것일까. 맛은 더하다. 직항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서 바로 날아온 듯 따끈한 정통 햄버거를 내는 집이다. 브루클린 웍스버거. 아래 번만큼 두꺼운 패티 위로 피클과 치즈, 양상추, 양파, 토마토, 베이컨 등을 차곡차곡 올렸다. 자르지 않고 베어 물어야 더 맛있도록 구성한 조합이다. 애써 올려놓은 재료들이 조화로운 화음을 내는데 이를 흩뜨려 따로 먹기엔 아깝다. 맨 위에 뿌려놓은 소스는 보통의 미국식 햄버거와 달리 은은하지만 패티 위에 녹아내린 치즈의 풍미가 이를 대신한다. 치즈를 듬뿍 넣어서 햄버거를 곧잘 먹는 누구라도 뚝뚝 흘리도록 고안된 ‘냅킨 플리즈 버거’도 있다. 서래마을이 본점인데 곳곳에 분점이 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3길 17 1층. 9800원.


◇미스리 버거=1982년 개업이라니 ‘국내 최초(롯데리아 1989년)’보다 7년이나 앞선다. 미군 부대 앞 토종 햄버거집이지만 단골 미군들이 전출을 갈 때 그리도 아쉬워한다는 그 햄버거집이다. 역시 불고기버거가 인기. 기본 크기만 주문해도 속이 든든할 정도로 실하다. 패티 이외에도 치즈, 양배추 샐러드와 살짝 반숙한 달걀 프라이가 들어갔다. 번이 무너지면서 달걀노른자가 내용물과 서로 잘 섞이면 눅진해지며 감칠맛을 낸다. 낯익은 달곰한 불고기 소스가 그 중재자 역할을 한다. 케첩이 잔뜩 뿌려진 옛맛이 좋다면 오리지널 버거를 주문하면 된다. 가격도 저렴하다. 경기 평택시 쇼핑로 33 월드플라자 1층. 5000원.


◇엘더버거=챔피언의 집이란다. 그것도 미국 수제 햄버거 챔피언이다. 클래식 버거는 대표 메뉴다. 호주산 와규를 빚어 만든 패티와 체더치즈, 채소(양배추, 양상추, 토마토) 그리고 특제 소스와 번으로 구성돼 겉보기엔 그리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 특유의 조합에서 나오는 풍미가 보통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패티와 소스에 중점을 둔 느낌. 보기엔 투박하지만 씹는 맛이 고소한 번도 고급스러운 뒷맛에 한몫한다. 시키는 대로 받아들고 번을 꾹 눌렀다 먹으면 번에 소스가 배어들어 맛이 좀 더 조화롭다. 로메인 상추와 고다치즈를 넣은 ‘뉴클래식’도 있다. 또 하나의 햄버거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성수동에서 늘 기나긴 줄을 세우는 집이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40-7 1층. 1만1000원.


▲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자코비버거=자코비버거. 햄버거의 성지 이태원 해방촌에 위치한 유서 깊은(?) 수제 햄버거집이다. 빵과 패티, 치즈, 채소 등을 취향에 맞춰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름도 무시무시한 ‘내장파괴버거’가 유명하다. 두툼한 패티 2장과 양상추, 양파, 토마토, 베이컨, 크로켓, 치즈 등을 거의 20㎝ 높이로 쌓아 올렸다. 치즈도 보통 3장을 넣는다. 여러 항목을 취향대로 꼼꼼히 기재한 다음 제출하고, ‘생각했던 맛’이 나오면 성공이다. 패티도 로즈메리와 마늘 패티 등 2종류, 치즈도 8종류나 된다. 시그니처인 자코비버거도 생각보다 크다. 한입에 안 들어간다. 힘껏 베어 물면 먼저 치아에 부드럽게 닿는 치즈와 달콤한 소스, 패티 속 뜨거운 육즙이 입속에 한가득 퍼진다. 짭조름한 베이컨과 피클이 간을 맞춰준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 38. 8900원.


◇에이플랫(A-plat)=동패버거. 가게 안에 성조기를 걸어 놓았지만 이질감이 없다. 분위기가 미국 한 동네의 식당 콘셉트인 덕이다. 식기나 플레이트 역시 그렇다. 맛까지 본다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통 ‘아메리칸’ 버거다. 단단하지 않고 성긴 쇠고기 순살 패티를 구워 부드러운 빵에 욱여넣었다. 소고기 장조림을 다시 엮어놓은 것처럼 결결 육질이 들여다보이는 패티는 고기즙을 한껏 품었다. 치즈에 흠뻑 녹여 넣은 콘샐러드는 철철 흘러넘치며 식욕을 돋운다. 자칫 느끼할까 걱정하지만 볶은 양파가 맛을 제대로 지휘한다. 경기 파주시 동패동 1936-5. 8900원.


◇Gen128ARK=메뉴 이름은 젠버거지만 ‘송도수제버거’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치아바타 번을 쓴다. 빵을 직접 굽는 브런치 카페이자 버거집이다. 얼핏 보면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식당처럼 생겼지만, 주문 즉시 구워주는 조리과정을 보면 역시 ‘패스트’는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넓적한 치아바타 빵에 소스를 두르고 패티와 채소를 끼워준다. 고기 알갱이가 씹히는 패티와 토마토 등 채소는 양과 맛에서 균형이 잡혔다. 단맛이 별로 없는 소스가 오히려 구미를 당겨 인상적이다. 생감자를 잘라 튀겨낸 프렌치프라이는 다시 빵에 넣어 곁들여도 된다. 더블을 시켰대도 빵에 여유 공간이 있다. 인천 연수구 센트럴로 232 128호. 6900원.


◇바스버거=바스더블버거. 일명 ‘맥주 마시는 버거집’이다. 안주로도 좋다. 칩도 무료로 제공한다. 햄버거집 어디나 그렇지만 정통 미국식을 표방한다. 특히 ‘칠면조 버거’와 파인애플이 들어간 ‘하와이안 버거’가 메뉴에 있어 좀 더 ‘스타즈 앤드 스트라이프스(星條)’의 느낌이 난다. 아삭한 양파와 양상추, 여기다 치즈를 끼워준다(덤이란 뜻이 아니다). 얇긴 하지만 손으로 쥐면 부스러질 듯한 ‘장조림’ 패티가 시그니처. 그래서 두 장짜리 ‘더블’이 인기 메뉴다. 1400원만 더 주면 된다. 알고 보면 이게 기본인 셈이다. 번은 부드럽고 패티는 더 부드럽다. 서울 중구 다동길 5 광일빌딩 지하 1층. 6300원.

놀고먹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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