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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1년 08월 26일(木)
이제 ‘독재정권’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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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전임기자

언론의 자유는 헌법에 규정된 기본권이다. 불감훼손(不敢毁損), 감히 훼손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이기도 하다. 한때 언론의 자유를 소리 높여 외쳤던 법학자의 글이 있다. “언론은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에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서는 안 된다.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멸찬 야유와 조롱도 허용된다.” 2013년 5월 트위터에 글을 올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이번에 집권여당의 언론징벌법(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열렬하게 환영했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면 민주주의지만, 권력이 언론을 감시하면 독재다. 언론의 자유가 무너질 때 권력은 독재가 된다. 미국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Congress shall make no law abridging 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고 못 박은 이유다. 몇 해 전 세계적 권위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민주주의가 설 땅을 잃어간다’는 글에서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과정을 4단계로 구분해 제시했다. 그 마지막 단계가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고 여론을 조작해 권좌에서 몰아내기 어렵게 만드는 단계’였다.

문재인 정권의 언론징벌법은 전두환 시대 ‘보도지침’, 노무현 때의 ‘기자실 대못질’이라는 언론탄압 흑역사의 계보를 뛰어넘었다. 대북전단금지법-5·18 왜곡처벌법-윤미향보호법을 잇는,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시리즈물의 완성편이다. 집권 후 행정과 입법과 사법을 장악한 불의한 권력이 언론 장악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막 통과하는 중이다. 이것이 각계각층의 전례 없는 반대를 부른 배경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반 자유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이라고 평했다. 집권당의 우당인 정의당도, 정권의 우군인 민변도 반대하고, 여당 내에서도 비판론이 터져 나왔다.

히틀러 시대 선전장관이었던 괴벨스는 광기에 가득 차, 협박·공갈·이간(離間)을 통해 언론을 ‘정권의 피아노’로 만들었다. 징벌적 배상, 고의·중과실 유죄 추정, 무죄 입증 책임 전가 등 흉수(凶手)를 품은 언론징벌법 또한 정권에 가공할 힘을 부여하며 장기집권의 동력을 만들고 퇴임 후 안전판을 마련하는 데 동원될 것이다. 그 모든 역사 퇴행적 국면에는 권력의 생성·유지·소멸에 개입해온 친문 세력, 그리고 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을 숨기지 않았던 조국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조항으로 가득 찬 이 법의 수혜자는 따라서 돈과 힘을 나눠 가진 문재인 세력과 후예들이다. 이제 이 정권을 독재정권이라 부른다.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정권의 말로는 늘 비극적이었다. 국가 선전 수단을 틀어쥔 채 수권법을 만들어 스스로 독재권력을 부여했던 히틀러는 지하벙커에서 자살했다. 보편 가치를 훼손한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퇴임 후 삶도 순탄치 않았다. 언론징벌법은 30일 국회 본회의 처리와 문 대통령의 결정만 남겨놓았다. 집권여당이 뒤늦게 이성을 회복해 법안을 거둬들일 리도 없고, 문 대통령이 뒤늦게 정신 차려 거부권을 행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모두 자기 무덤을 파고 있다. 미구(未久)에 닥칠 심판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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