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딸의 중학교 자퇴를 존중해주신 엄마… 꼭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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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감賞 권민영

안녕하세요 엄마, 저 딸 민영이에요. 며칠 전 엄마, 아빠께서 15년 전 사진을 보내주셨잖아요. 사진 속 모습과 달리 지금의 엄마를 보면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져요. 엄마 인생에서 절반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저를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2016년 9월 생각나세요? 그때 저는 진로를 위해 중학교 자퇴를 결심했죠. 당시 엄마는 제 결정을 철부지 없는 14세 딸의 막연한 생각이라고 여기지 않으셨어요. 제가 진학을 원하던 공군항공과학고를 같이 알아봐 주시고 저를 많이 존중해 주셨어요.

엄마는 “열심히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 하나만 던지시고는 고민 끝에 자퇴를 도와주셨죠. 이 학교에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하는 학생이 많다는 걸 아시고 오히려 저를 잘 이끌어 주셨어요. 어렸던 저는 엄마께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을 몰랐어요. 아직 중학교 1학년밖에 되지 않은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려운 결정이에요. 그러나 그때 저는 제 꿈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주변의 우려도 많았는데 엄마 덕분에 안 좋은 얘기들을 전혀 듣지 않을 수 있었어요.

학교에 가지 않는 저를 위해 매일 삼시세끼를 차려주셨죠. 또 “먹고 싶은 건 없니” “덥지는 않니” “몸은 괜찮니”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오지 않겠니” 등 항상 저를 걱정해주셨어요. 집과 학원을 오가던 저를 데려다주기 위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운전하시는 일도 너무도 익숙했죠. 그때는 너무 당연하게 여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작은 몸 하나로 어떻게 버티셨나 가슴이 아려요.

그렇게 1년이 지났지만 저는 실패하게 됐어요. 제가 진짜 이 길을 선택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엄마께서는 막연한 응원보다는 현실적으로 함께 고민해주셨어요. 용기를 얻어 한 번 더 도전한 끝에 저는 지금 제가 원하던 학교 기숙사에서 이렇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됐어요. 다 엄마 덕분이에요. 그러나 엄마께서는 “엄마가 조금 더 열심히 도왔더라면 네가 조금 더 멋있는 삶을 살았을 텐데 후회된다”고 하셨어요.

엄마! 전혀 후회하실 필요 없으세요. 제게 모든 힘을 힘껏 쏟아부어 주셨어요.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2년의 시간 동안 엄마는 저의 가장 나이 많은 친구가 돼 주셨어요. 또래와 비슷한 눈높이로 재미있게 놀아주시고 든든한 울타리도 돼 주셨어요. 엄마께서 제 엄마가 아니었다면 어땠을지 상상도 하기 싫어요. 엄마는 딸인 저의 첫 번째 자랑거리예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항상 엄마 옆에 있다는 거 아시죠? 앞으로도 학교생활 열심히 바르게 잘하는 딸이 될게요. 제가 행복했던 만큼 엄마를 꼭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효선 여사의 딸 권민영 드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