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韓여행 가이드 해주며 사랑 싹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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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39), 리(여·28) 부부

2018년 가을, 저(영진)는 다니던 게임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집에 외국인 여행자들을 받았어요. 무료로 머물게 해주고, 필요하다면 가이드도 해주는 식이었습니다.

2019년 4월, 한 베트남 여행자가 저의 집에 일주일 정도 머물렀어요. 바로 아내였습니다. 리에게 한국 여행 가이드를 해주면서, 본인 동의를 받아 영상도 찍었습니다. 당시 저는 예능 프로그램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콘셉트로 여행자들의 모습을 담아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었거든요.

그렇게 함께 여행하고, 영상도 찍으며 지켜본 리의 모습은 다른 여행자들과 달랐습니다. 유명 관광지보다는 ‘벚꽃’을 테마로 잡아 구경하러 다녔고, 현지인도 잘 모르는 ‘힙한’ 카페를 찾아다녔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세계 여행을 시작하면 저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은 애석하게도 리가 이미 베트남으로 돌아간 후였습니다. 혼자서 리의 영상을 편집하는데, 함께 있을 당시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이 선명해졌습니다. 리의 영상을 보고 또 봤죠. 안 되겠더라고요. 다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리가 한국을 떠난 지 보름도 안 됐을 때, 짐을 싸 베트남으로 갔습니다. 가방 속에 고백을 위한 반지도 챙겼죠. 베트남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 보자마자 다시 한 번 확신했습니다. 제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말이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고백했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 양국에 혼인신고를 하고 지금은 베트남에서 함께 머물고 있어요. 지난 4월에는 사랑스러운 아들도 태어났답니다. 아내와 저는 함께 있으면 참 많이 웃게 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항상 웃는 가정을 이루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