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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06일(月)
대기업 89.5% “벤처 인수의향 없다”… 韓, M&A시장‘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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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전경련에 매출상위 500대 기업 설문조사 의뢰

“유망 벤처 없기때문” 43.1%
“벤처기업 인수경험 있다” 7%
혁신생태계 동맥경화 심각

“M&A 부진, 신사업 진출 저하
성장 잠재력 저하로 이어질것”


국내 대기업 10곳 중 9곳은 앞으로 3년간 벤처기업을 인수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절반은 투자할 만한 유망 벤처를 국내에서는 찾기 힘들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혁신 생태계의 ‘동맥경화’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산업계 전반의 잠재 성장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 충격,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산업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한 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전례 없는 ‘활황’을 맞고 있는 만큼 미래 경쟁력 확보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일 문화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에 응한 57개 사 가운데 ‘향후 3년간 벤처기업 M&A 의향이 없다’고 밝힌 곳은 89.5%였다. ‘지난 3년간 벤처기업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7%에 그쳤다. 인수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 43.1%는 ‘투자할 만한 유망 벤처가 없다’고 답했다. 국내 혁신 생태계가 열악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각종 세금 부담이나 재무 여력 부족 등’(13.7%), ‘각종 대기업 규제 부담 등’(3.9%) 순으로 답했다.

한국은 현재 세계 M&A 시장에서 ‘나 홀로 역주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M&A 시장 규모는 1조3000억 달러(약 1465조49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캐피탈IQ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국가별 M&A 건수 증가율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 19.5%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한국만 13.8% 감소했다. 한국의 연간 M&A 건수는 2016년 1372건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8년 이후 지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968건에 그쳤다.

경제계와 전문가들은 혁신 생태계와 M&A 시장을 활성화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혁파와 함께 혁신 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아 자동차, 에너지, 반도체 등 제반 분야 모두 M&A 없이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면서 “국회나 정부가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원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M&A 부진은 결국 신산업 진출 저하와 기업들의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기업들이 유망 기업 M&A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곽선미 기자
e-mail 이관범 기자 / 경제부 / 차장 이관범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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