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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08일(水)
전자발찌 4847명 차는데 감독은 281명… 인권침해 논란에 재질 강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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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전승훈 기자
■ 전자발찌 실효성 논란

성범죄 재범자 78%가 부착중 3년내 범행·강윤성도 3개월만에 살인 저질러… 훼손 올해만 13명 ‘관리 구멍’

강철 성분 높이면 크기·무게 늘어 일상 생활 힘들어… “법무부 보호관찰 업무 통합해 인력 보강해야”


전자발찌(위치추적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전과 14범) 사건으로 흉악범에 대한 전자감독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전자발찌 스트랩(끈) 내구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보호관찰 대상자의 인권 (전자발찌 소형화·경량화)을 보호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스트랩 도입에 한계가 있어 ‘제2의 강윤성 사건’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형사정책 전문가는 전자발찌의 한계를 인정하고 강력범, 상습범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착용자 77.9%가 3년 내 재범 = ‘한국심리학회지 : 법’이 지난 3월 공개한 ‘성범죄 전자감독 대상자들에 대한 재범 추적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가운데 전자발찌 부착 기간 중 재범을 저지른 사람 122명을 분석했더니 77.9%인 95명이 3년 안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이중 전자감독 시행 후 1년 이내 재범이 44명, 2년 이내가 27명, 3년 이내가 24명으로 분석됐다.

특히 성범죄 전과로 전자감독 대상이 된 상황에서 다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2.6배 많았다.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동종 재범’은 34명, 성범죄가 아닌 다른 범죄를 저지른 ‘이종(異種) 재범’은 88명이었다. 2005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강윤성도 성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돼 전자발찌를 찼지만 지난 5월 교도소에서 나와 3개월 만에 이종 재범인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번 강윤성 사건 후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이종 재범은 제외한 채 ‘전자감독 대상자 성폭력 동종 재범 현황’을 공개하면서 성폭력 동종 재범률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11%포인트 줄었다’는 점만 강조했다. 한국심리학회 측은 “재범률이 높은 가정폭력, 학대범죄를 포함한 범죄별 고위험 집단에 관한 특성 연구, 재범 연구 등을 수행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자발찌의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자발찌 제도는 2008년 9월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처음 도입됐다. 전자발찌가 도입되기 전 2004∼2008년 성폭력 사건 중 재범 사건이 14.1%였지만, 2020년 기준 전체 성폭력 사건에서 전자발찌 착용자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1.27%에 불과하다.

◇안 끊어지는 전자발찌 도입 쉽지 않아 = 법무부는 강윤성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견고성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미봉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6회에 걸친 개선으로 전자발찌 훼손율은 감소했지만, 강윤성처럼 훼손할 목적으로 도구를 이용하면 쉽게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형 전자발찌 연구단에 몸담았던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전자발찌 끈을 100% 강철로 하면 끊을 수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강철 성분이 70∼80%만 들어가도 24시간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야 하는 착용자에게 피부 염증 등을 유발하거나 무게가 상당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인권 침해 문제를 줄이면서 재질을 최대한 강하게 하는 연구 및 개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전자발찌의 소형화·경량화를 추진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의 내구성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법무부는 올해 초만 해도 전자발찌를 제작할 때 “전자발찌 착용자의 생활 편의성을 향상하고 외부 시선으로부터 낙인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자발찌의 소형화 및 경량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작업체에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내구성 강화로 향후 전자발찌 크기나 무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경우 전자감독 대상자 인권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불안한 현실, 대안은? = 해마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늘어나면서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자발찌 착용자는 제도 시행 첫해인 2008년만 해도 15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7월 기준 4847명으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전자발찌 훼손자는 2009년 1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3명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13명을 기록했고, 이 중 1명은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아직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발찌 착용자 급증세에 비해 전자감독 관리 인력 증가세는 더디기만 하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30배 넘게 늘어나는 동안 이를 관리하는 감독자는 2008년 48명에서 올 7월 281명으로 약 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담 직원 1인당 관리 인원이 2018년 19.3명에서 올해 7월 기준 17.3명으로 소폭 줄었을 뿐이다. 이에 법무부는 최근 인력 확충을 약속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가석방’되는 인원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이 확대되면서 관리해야 할 대상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처럼 법무부 교정본부를 ‘교정청’으로 격상하고, 흩어져 있는 보호관찰 업무를 통합시켜 인력을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재범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수용제 부활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를 비롯해 강력범 중 재범 가능성을 따져 복역을 마친 후에도 보호수용시설에 격리하는 제도다. 보호수용제는 유럽 국가들에서 활용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2005년 이중처벌 논란으로 해당 제도가 폐지됐다. 이와 함께 ‘생체정보 탐지 기능’을 탑재한 전자발찌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범행 시점에 맥박이 빨리 뛴다든가 호흡이 가빠지는 등 생체변화를 감지해 위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 논의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전자발찌와 결합해 대상자의 생체정보를 관제센터로 전달하는 부분이 현실화까지 상당한 시일과 비용이 소요되며 현재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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