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승 동화 쓴 라두카누, 슈퍼스타로 우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라두카누 [AP=연합뉴스]

다문화 배경에 호감 끄는 겸손함…인스타 팔로워 1시간에 3만명꼴 증가

300배.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깜짝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19·영국)의 인스타그램이 지난 3달 동안 기록한 팔로워 증가 폭이다.

지난 6월 22일 윔블던 시작 전 3천명 정도에 불과했던 라두카누의 팔로워는 그가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서 2시간 정도가 지난 12일(한국시간) 오전 9시 현재 100만명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라두카누의 상승세는 급격하다.

라두카누는 주니어 경력이 특출나지 않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출전 경력도 거의 없다.

이전까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 대회에만 나서다가 올해 들어서야 처음 WTA 투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3차례 투어 대회에 나서 이 중 2번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 윔블던에서 예선을 통과해 처음 메이저대회 본선에 올라 4회전(16강) 진출의 성적을 내더니 그다음 메이저 대회인 이번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키 175㎝로 오른손잡이인 라두카누는 서브 최고 시속 177㎞로 힘을 앞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정교한 샷을 앞세우는 기술의 테니스로 이번 대회에서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 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 등 강자들을 꺾었다.

특히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 등 총 10경기에서 한 세트포인트도 상대에게 내 주지 않고 ‘무실세트’ 우승의 신화를 썼다.

강심장과 정신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룰 수 없었을 업적이다.

루마니아 출신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두카누는 어머니의 ‘중국식 가르침’이 강한 정신력을 키운 원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영국 신문 ‘더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중국인은 자부심이 강하지만, 남들에게 자신이 잘났다고 내세우지 않으면서 자기 자신을 믿는 데 집중한다”면서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나는 중국의 문화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라두카누는 우승 소감을 밝히면서도 ‘동양식 사고방식’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동갑내기 준우승자 레일라 페르난데스를 칭찬했다.

“페르난데스는 계속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앞으로 자주 투어 대회에서 만나 결승전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게임에서 페르난데스의 추격에 흔들릴 때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더블폴트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서브에 임했다”고 답하며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낮췄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점은 라두카누의 상업적 가치도 높인다. 그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영국을 넘어 글로벌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으로 250만 달러(약 29억2천500만원)를 받았다. 라두카누가 앞으로 광고 수익 등을 통해 벌어들일 가욋돈이 이를 훌쩍 넘어 1억 파운드(약 1천620억원)는 될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현재 라두카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시간에 3만명 꼴로 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