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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15일(水)
신화적 상상력 깨우는 음악·연기·스토리… “올해 최고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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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한 장면. 에스앤코 제공
■ 화제작 ‘하데스타운’ 리뷰

오르페우스 이야기 재해석
뉴욕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
韓서 세계 첫 라이선스 공연
브로드웨이 못잖은 완성도


잠들었던 뉴욕이 깨어나고 브로드웨이도 18개월 만에 공연을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무대를 가장 기다렸을까. 뮤지컬 ‘하데스타운’이다. 2019년 뮤지컬계 아카데미상 격인 토니어워즈에서 8개 부문을 휩쓸고, 셧다운 직전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공연이 재개되자마자 왕좌를 되찾은 ‘하데스타운’을 오리지널 무대에 손색없는 수준으로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브로드웨이 입성 2년 차인 이 신생 뮤지컬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뉴욕에서 가장 ‘핫’한 무대가 ‘눈 높은’ 한국 관객들을 만난 지 이제 일주일. “올해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는 이 뮤지컬을 14일 저녁 7시 공연으로 보고 왔다. 최재림(헤르메스), 박강현(오르페우스), 김선영(페르세포네), 김수하(에우리디케), 김우형(하데스) 등이 출연했다.

제목이 이미 말해주듯, 줄거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왔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얘기가 모티브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지하 세계로 들어가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신들을 감동시킨다. 이로 인해 아내와 함께 지상으로 돌아올 기회를 얻지만, ‘시험’을 이기지 못하고 모든 걸 수포로 돌려버리는 이야기. 여기에 사계절 중 절반만 함께 보낼 수 있는 부부 페르세포네와 하데스의 사연이 교차하며 무대를 풍성하게 한다.

고전이지만 배경은 현대로 재해석했다. 예컨대, 신화에서 ‘리라’라는 현악기를 연주하던 오르페우스는 기타를 든 웨이터고, 독사에 물려 죽었다는 에우리디케는 스스로 악덕 자본가의 밑으로 들어간다. 그 자본가가 하데스며, 페르세포네는 남편을 못마땅해하는 자유로운 여인으로 설정됐다. 이해하기 쉬워졌고, 메시지는 더욱 강해졌다. 수천 번을 맹세해도, 다시 수천 번 믿음과 의심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사랑은 무엇인지, 가치와 의미를 잃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날 최재림은 등장부터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슈트에 반짝이는 구두,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나는 걸음걸이로 가장 먼저 관객들을 맞이하는 그에게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이 보이는 기묘한 현상. ‘팬텀싱어’로 잘 알려진 박강현은 빈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잘했다. 순수한 소년, 사랑에 빠진 한 남자, 그리고 아내를 의심하며 괴로워하는 남편을 오로지 ‘목소리’로 연기한다는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 ‘음유 시인’ 오르페우스 그 자체. 또 실제로도 부부인 김우형과 김선영의 찰떡 호흡도 이날 무대의 볼거리를 더했다.

김수하는 대극장 뮤지컬에서 여배우들에게 흔히 요구되는 내지르는 ‘벨팅’ 창법을 쓰지 않고도 충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이 뮤지컬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재즈와 포크, 그리고 신화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현악기 소리는 그동안 판에 박힌 듯 봤던 ‘내지르기 후 박수’ 같은 풍경이 없어도 완성도 높은 무대가 나온다는 걸 알려줬다. 아니, 그게 없어서 훨씬 세련되게 완성됐다. 그러니까 ‘하데스타운’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늘 기대하던 그런 뮤지컬이 아니다. 오히려 반드시 알아야 할, 꼭 봐야 할 뮤지컬인 셈이다. 조형균과 엑소 시우민이 보여줄 오르페우스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공연은 내년 2월 27일까지.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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