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괴롭혔던 저에게…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 일깨워주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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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경기교육감賞 안시훈

아버지 안녕하세요? 등굣길 풀밭을 걸으며 본 작은 생명에게 행복을 느끼던 중 자연스레 아버지가 떠오르네요. 제게 존중과 배려를 가르쳐 주셨는데, 감사함을 가슴 속에만 간직하다가 이렇게 편지를 통해 전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생명의 소중함을 잘 몰랐었습니다. 밤에 물총을 쏘며 고양이를 괴롭히기도 했고, 죄 없는 개미들을 짓밟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인간 외에 동물들을 하찮게 여기던 제가 아버지 덕분에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시 그리며 생각을 떠올려봅니다.

옆 동네 길고양이 가족이 우리 아파트 상가 옥상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저는 새끼 고양이들이 귀여워 자주 찾곤 했지요. 아버지 역시 고양이들을 찾아 사료를 챙겨주며 놀아주셨어요. 처음에는 아버지께서도 저처럼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고양이들을 돌봐주시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구내염에 걸려 침을 흘리고 털이 엉켜 있는 고양이에게도 사랑을 나눠 주시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버지의 행동을 보면서 사람과 다른 생물의 공존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모든 것을 제게 보여주시고, 함께하시려는 모습에서 저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제 생명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됐어요.

만약 아버지께서 제게 이런 가르침을 주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도 저는 생명을 경시하고 저밖에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이기주의자가 됐을 거예요. 이제야 아버지의 노력과 마음, 사랑을 깨닫게 됐습니다. 제게 생명의 동등한 무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신 아버지, 제가 생명을 아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편지를 쓸 만큼 생명에 대한 생각을 풍부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점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 덕분에 길고양이와 인간 사이의 벽을 허물며 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죽어가는 생명이 있으면 제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슬퍼하게 됐죠. 이 다채로운 감정과 존중의 마음을 갖게 된 건 모두 아버지 덕분이에요.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한 고양이 가족에 대한 존중이 저를 바꿔 놓았습니다. 모두 아버지의 헌신 덕분입니다. 제게 주신 그 마음 절대 잊지 않을게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따뜻한 마음으로 이 생각 이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안시훈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