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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15일(水)
Q : 우울증 치료받은 사실 남들에게 말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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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우울증 치료받은 것을 남들에게 말해도 될까요? 청소년기부터 우울증으로 고통받은 지 오래됐어요. 우울감, 감정기복, 불면, 가끔씩 오는 공황발작까지도 당연하게 여기며 살다가 1년 전부터 치료를 시작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아직 완전히 약을 끊지는 못했지만 전보다는 줄였고요. 하지만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는 환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수군대고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서 괴로워요. 얼마 전 새로 사귄 연인에게 정신과에서 치료받았던 이야기를 했다가 그런 상황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해 헤어지기도 했어요. 우울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게 좋은가요?

A : 도움될 만한 사람에게만 알리는 게 좋아… 주변 관계 정립 기회
▶▶ 솔루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줄 만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그럴 때 도움을 줄 법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물론 도와줄 것이라 기대했던 사람이 반드시 도움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없을 게 뻔하다 싶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습니다.

정신과 치료 이력을 밝히는 것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만 이야기하면 됩니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입니다. 공감하고 격려해줄 수도 있고, 과제를 할 때 배려해줄 수도 있습니다. 의외의 인물이 배려해줄 수 있지만,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가족, 친구, 연인에게 실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어떻게 보면 내 주변의 관계를 정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신과에서 치료받았다고 연인이 떠났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 연인은 결국 다른 어려움으로도 떠나기 쉽습니다.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드시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지식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고, 심지어 본인도 우울증인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증까지 받아들일 만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위의 어떤 경우에 해당되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연인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아무에게 털어놓지 않고도 충분히 잘 지낸다면 그렇게 해도 좋습니다. 털어놓고 싶은데 숨기고 살아야 한다면 너무 괴롭지 않겠습니까? 우울증을 숨기느라 마음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괴로운 일입니다. 다만 우울증을 치료받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울한 순서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에 재발 위험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둔 우울증이 훨씬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우울증이 더 심한데도 치료는 받지 않으며 자기 자신과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의 우울감을 대면하고 인정하는 사람이 훨씬 건강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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