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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15일(水)
‘추석 민심’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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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에는 민심도 대이동 한다는 ‘신화’가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유난히 추석 민심을 중요시해왔다. 2012년 제18대 대선까지는 12월에 치러졌기 때문이다. 1997년 15대 대선에선 ‘이회창 대세론’이 추석 전후로 꺾이며, 김대중 후보가 앞서나가는 계기가 됐다. 18대 대선 당시에도 추석 직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박빙이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 등과의 다자대결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반대로,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때는 추석 연휴까지도 노무현 후보 지지율은 높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통해 막판에 승리했다.

추석 민심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SNS 시대가 오면서 이전보다 훨씬 친·인척들과의 소통이 활발하고, 서울에 살든 지방에 살든 TV 시사 프로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정치 관련 정보를 24시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기준 연 4000만 명이 육·해상 및 항공기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이동했다는 통계는 추석 연휴가 민심 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올 추석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 작년 추석, 지난 설 연휴에 비해 국민 이동이 늘어난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서고속철도(SRT)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18∼22일 예매율은 72.9%로 지난 설 연휴 기간의 53.2%보다 19.7%포인트, 지난해 추석 예매율 66.7%보다도 6.2%포인트 늘어났다.

이번 추석 밥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와 재난지원금, 백신 접종이 우선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선 후보에 대한 품평도 나오긴 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정치적 견해’ 차이가 정반대다시피 해 그리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지역별 이슈가 많다. 호남에서는 대세론의 이재명 후보와 전남의 아들 이낙연 후보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다. 보수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은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치열하게 대결한 1차 경선 결과를 놓고 해설과 전망이 오갈 것이다.

2017년 19대 대선 때 선거일이 12월에서 5월로 당겨졌고, 내년 20대 대선은 3월로 조정됐다. 앞으로 당내 경선은 추석 민심, 본선은 설 민심이 중요하게 됐다. 이래저래 추석 민심의 영향력이 예전 같진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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