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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21 추석특집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16일(木)
화끈한 입담·추진력… 2022 大選 ‘나쁜 남자’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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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김유종 기자
■ 지지율 상위권 3人 해부

文정부의 유약한 리더십에
‘강한 해결사’ 욕구로 분출

당면문제 해결 능력 있다면
유권자들, 도덕성 연연안해

李·尹·洪 ‘스트롱맨’ 3인방
도덕성·절차 중시하기보다
결과 지향적 성향의 공통점

정책 선거보다는 네거티브
지지층만 결집시킬 우려도


내년 대선을 약 6개월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 가운데 화끈한 화법을 구사하는 등 ‘강한 스타일(Strong Man)’의 주자들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3인’이 그들이다. 이들 후보의 발언이 끊임없이 입길에 오르고, 도덕성 차원에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지지세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쁜 남자(Bad Man)’ 캐릭터들이 대선판을 주도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정치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리더십 등과 대비되는 후보가 더 많은 가점을 얻고 있다고 분석한다.

16일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 추석 민심 여론조사(13∼14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 26.0%, 윤 전 총장 22.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고, 뒤이어 홍 의원이 14.8%로 나란히 상위권을 형성했다. 가상 양자대결에선 이 지사가 43.4%, 윤 전 총장(38.9%)을 앞섰다. ‘사이다’로 꼽히는 이 지사와 ‘홍카콜라’로 불리는 홍 의원의 양자대결에선 이 지사 43.5%, 홍 의원 37.6%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도덕성 항목에서는 홍 의원이 2.9점(5점 만점), 윤 전 총장이 2.6점, 이 지사가 2.4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 지사의 경우 ‘형수 욕설’ 등을 비롯한 각종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고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돼지 발정제’로 대표되는 발언 스타일과 장모 등 처가 관련 의혹 등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응답자들은 차기 대선 후보의 도덕성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항목’을 묻는 질문에서는 도덕성보다 추진력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배 정도로 더 많았다. 추진력이라는 응답이 16.7%인 반면 단 4.9%만이 도덕성을 꼽았다.

다른 후보들이 검증 필요성을 근거로 공세를 펴고 있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이 지사의 흠결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지만 지지층의 반감을 사면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들 역시 서로의 논란을 공격 수단으로 삼고, 이 과정에서 ‘두테르테’ 공방, ‘경기도의 차베스’ 등 또 다른 논란도 불거지고 있지만 큰 타격 없이 지나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문 정부의 약한 리더십과 정책 실정(失政)이 ‘강한 해결사’에 대한 요구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이 충돌할 때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계속 국가가 무의미한 갈등으로 피로감이 쌓이는데 대통령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특히 정부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상황에서 강한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 지사가 기득권 타파를, 홍 의원이 진보 기득권 타파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현 상황을 뒤바꿀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에 강한 후보들의 메시지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낮은 정치 신뢰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한민국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일상의 짜증을 유발하는 식으로 인식돼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 일자리 등 대체로 국민의 삶이 팍팍해 이런 여건에서 사이다 화법을 구사하는 정치인들이 부각되는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집합금지 등으로 일상이 통제받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도 투영됐을 것으로 봤다.

현재의 여론조사대로 대선이 치러지면 도덕성은 중요한 이슈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권자들이 지금의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완벽한 도덕성’까지는 후보들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선 후보의 도덕성은 한쪽은 불리하거나 유리해야 쟁점이 되는데, 이 지사와 홍 의원, 윤 전 총장은 모두 비슷비슷해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며 “세 명 모두 도덕성이나 절차를 중시하기보다는 결과 지향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걸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 제대로 된 검증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 교수는 “정책 선거보다는 네거티브를 통해 자신들의 지지층만을 결집하는 방향으로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면 집권 이후에도 여야 간 교착상황이 이어지고, 민생 정책은 외면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윤명진·김수현 기자
e-mail 윤명진 기자 / 정치부  윤명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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