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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자랑합니다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17일(金)
의식없는 남편 깨어나길 기도하며… 7년째 묵묵히 홀로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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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합니다 - 남편 병구완하는 친구 부인

박동순 씨는 지금도 남편을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않고 사랑하며, 의식불명이 돼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의 손을 잡고 앞으로 5년만 더 살다가 같이 가자고 애원하며 신에게 기도하고 있다.

그녀는 농촌에서 유복하게 자라 홀어머니의 외동아들과 결혼해 슬하에 4남매를 두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전달됐다. 황급히 병원으로 찾아간 그날부터 남편과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사랑하는 남편은 이미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는 식물인간이 돼버린 것이었다.

농촌 마을의 면 직원이었던 그가 그렇게 된 것은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출장을 나갔다가 마을 어르신들이 권하는 막걸리 한 잔을 거절할 수가 없어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고 지점이 건널목이고 가해 차량이 있었지만 음주하고 운전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시골에서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전전긍긍하다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의 유명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았지만 의식이 깨어나지 않고 회복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늘어나는 병원비로 인해 빚을 지게 되니 살던 집과 논밭을 다 팔아 인천으로 이사했다.

그런데 의료 규정상 한 병원에 6개월 이상 입원할 수 없어 190㎝나 되는 큰 몸집의 남편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 다니며 간병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현재는 집에서 7년째 혼자 간병하며 지내고 있다. 식물인간이 돼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남편에게 자문자답하면서 그 큰 체구의 남편 대소변과 내뱉는 가래며 목구멍에서 나오는 고름 덩어리를 손수 다 받아내고 목욕까지 시키면서도 한마디 잔소리도, 원망도, 불평도 하지 않는다. 오직 그가 살아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미소 지으면서 그가 깨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마 신이 있다면 그 정성에 감복해 그녀의 남편을 깨워 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러한 세월이 1∼2년이 아니고 7년이란 긴 세월이라 지치고 원망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과 남편에 대한 존경심으로 자신의 개인 생활은 접어둔 채 오직 남편을 위해, 그리고 남편과 함께 생을 마감하고자 신께 빌고 또 빌고 있다. 그 모습이 가련하고 딱하기보다 강하고 위대하게 느껴져 그녀가 존경스럽다. 그녀의 남편을 향한 사랑과 거룩한 행동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어진다.

요즘 시대에 과연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옛날 같으면 열녀비를 세워 그녀를 추앙하겠지만 지금은 그러지는 못하더라도 그녀의 선행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그리고 정이 메마른 이 사회에 본보기가 되고 일그러진 이 사회에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해 내 친구 부인을 자랑하는 글을 올린다.

태환아! 너는 행복하다. 너만을 사랑하는 부인이 있기에…. 부디 잠깐만이라도 깨어나 네가 받은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으로 부인에게 진 빚을 갚아라. 그리고 너의 부인이 그토록 원하는 바대로 둘이 함께 피안의 아름다운 세계로 가서 이 세상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사랑을 마음껏 나누며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선상규 한국체육진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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