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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24일(金)
文임기말 대북 조급증에 ‘종전선언 과속’… 北 “휴지장”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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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국길 기자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北 “종전선언 시기상조”

기존과 달리 곧바로 반대 입장
격도 낮춰 외무성 부상이 담화
文 귀국도 전에 외교참사 자초
美北 팽팽한 신경전 이어질 듯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틀 만에 거부 입장을 내면서 속도를 내려던 대북정책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 대북정책 ‘레거시(업적)’ 쌓기 조급증으로 국제사회 앞에 종전선언을 내놓았지만, 귀국도 하기 전에 북한이 거부 의사를 내비치면서 외교 참사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아무런 법적 구속력도 없는 사진이나 찍는 의례행사’ ‘종잇장’ ‘휴지장’이라며 “시기상조”라고 평가절하했다. 종전선언 추진을 정치·외교 이벤트로 치부하며 호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에서 산생되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 없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놓여 있다”며 “미국·남조선 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속에서 종전선언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북과 남을 끝이 없는 군비경쟁에 몰아넣는 참혹한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이런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 해제 및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재차 들고나온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어 양측 간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또 그동안 남측 대북정책에 입장을 내지 않거나 시일을 두고 반응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곧바로 반대 입장을 냈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제안을 통해 대북정책 판을 짜려는 걸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다. 또 정상의 제안에 대한 담화를 외무성 부상이 내놓음으로써 무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성과에 집착해 대북정책 속도 조절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임기 말 외교정책을 수립할 때는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할 수 없는 것을 정리해야 하는데 문 정부는 업적 쌓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남북 간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한 번에 큰 이벤트를 벌여 업적을 만들려 했고, 북한도 이를 알고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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