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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9월 24일(金)
박상훈 “우주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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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화양연화(Carpe Diem) Flower 01’, 2018∼2021, 122×163㎝.

■ 팬데믹시대 희망 전하는 국내 대표 사진작가 2人
- ‘화양연화’ 展 여는 박상훈

이슬을 디지털 픽셀化 하는 등
‘꽃과 인생’ 주제로 22점 전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들
허물벗는 고통 감내하며 변신”


“꽃을 통해 인생을 말하고 싶었어요. 흔히 삶이 꽃처럼 활짝 폈을 때만 화양연화(花樣年華)라고 하는데, 인생을 소중히 여기면 모든 순간이 화양연화 아니겠습니까. 이 우주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지요.”

박상훈(69·사진) 사진작가는 특유의 활기찬 음성으로 개인전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오는 10월 1일부터 한 달간 서울 신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화양연화’ 전을 펼친다.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박 작가는 농어촌의 동트기 전 풍경을 담은 ‘우리나라 새벽여행’ 전으로 이름을 얻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전 대통령들의 특징을 담은 사진으로 화제가 됐고, 안성기와 송강호·김혜수·전도연 등 배우들의 내면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인물 사진의 대가라는 평을 얻었다. 지난 2010년 일곱 번째 개인전 ‘토르소(torso)’는 인체와 나무를 비견하며 누드 사진의 새 지평을 열었다. 11년 만에 여덟 번째 전시를 하면서 꽃과 인생을 주제로 한 작품 22점을 내놓는다.

“박 작가가 한국의 프로 사진가들이 손대기를 꺼리는 꽃 사진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통속적인 보기(seeing-as)를 뛰어넘은, 보기(seeing)를 하는 작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홍가이 박사(예술철학)의 평처럼 박 작가는 아마추어 영역으로 치부돼왔던 꽃 사진에서 평범 속의 비범을 끌어낸다. 꽃을 통해 순간의 영원성이라는 주제를 성찰하고, 동시에 형식에서도 조화를 꾀한다. 즉, 꽃에 걸린 이슬을 디지털 픽셀로 만들어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의도한 것. 아날로그 작업만 해온 그가 디지털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낸 셈이다. “기존의 박상훈 류가 아닌 전혀 다른 작품을 내놓고 싶었어요. 작가로서 허물을 벗는 고통을 감내하며 변신을 시도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11년 동안 끊임없이 작업하며 네 가지 주제의 작품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화양연화’는 그중 하나. “촬영을 진즉에 마쳐놓고,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그 결과로 별처럼 반짝이는 픽셀 이슬이 완성된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꽃이 나오지 않는 작품 3개가 있다. 도시 야경을 배경으로 사각의 백색 프레임에 사람 3명과 개 1마리의 실루엣이 들어가 있는 사진 등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여느 동식물처럼 우주의 일부분이라는 개념으로 만든 작품들이지요.”

그는 40여 년을 사진가로 활동해 왔으면서도 여전히 청년작가처럼 창작 열의가 뜨거웠다. “새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늘 저를 괴롭힙니다. 그게 없다면, 그저 과거 명성이나 삭이고 있겠지요. 그건 용납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제 작품에 엄격한 검증 잣대를 스스로 들이대며 이번처럼 변화를 추구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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