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조사도 안하고…‘고발 사주 관여’ 했다는 檢

  • 문화일보
  • 입력 2021-10-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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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발 사주 사건 공수처 이첩

최강욱 등 고소인도 조사안해
구체적 증거 확보했나 의구심
검찰 내부서도 발표 놓고 비판

권익위, 조성은 공익신고자 인정


서울중앙지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과 정황이 확인됐다”며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지만, 정작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소환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지검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둘러싼 이규원 검사(대전지검 부부장 검사)의 명예훼손 사건은 손에 쥐고, 고발 사주 의혹만 공수처에 이첩한 것에 대한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공수처로 이첩된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담당한 중앙지검 수사팀은 피고소인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소환조사는 물론 고소인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황희석 최고위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고소장이 접수되면 검찰은 기본적으로 고소인 조사를 통해 고소 이유·피해 사실을 파악한다. 지난달 13일 최 대표·황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과 손 보호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정작 고소인·피고소인 조사도 없이 “사실과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자료를 낸 뒤 자신들의 직접 수사범위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포함해 공수처에 통째로 이첩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면서 구체적인 물증 확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팀은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가 김 의원과의 텔레그램 방에서 내려받은 고발장 이미지 파일이 조작되지 않은 걸 확인했을 뿐, 손 보호관이 고발장을 작성했는지는 제대로 파헤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발장이 ‘손 보호관→김 의원→조 씨’ 순서로 전달됐는지를 규명했는지도 의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설마 기소도 안 하면서 저렇게 쓰나 싶었다”며 “(보도)자료를 갖고 ‘그 검사가 (고발장 작성을) 했다는 것이네’라고 사실이 확정된 것처럼 말이 돌게 될 것이다. 보도자료에 관여한 사람들은 ‘정치검사’ 첫 단추를 끼운 것이자 피의사실 공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제보자인 조 씨가 부패·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고 이날 밝혔다. 권익위는 “우선 신고 요건을 검토한 결과, 신고자가 ‘공익신고자 보호법’ 및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른 신고 기관인 권익위에 공익침해행위 및 부패행위에 대한 증거를 첨부해 신고하는 등 법률상 규정된 공익신고자 요건을 갖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염유섭·정철순 기자
염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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