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대군 격파’ 탈레반, 2천명 IS-K엔 ‘쩔쩔’ 이유는

  • 연합뉴스
  • 입력 2021-10-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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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8월 26일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IS-K, 과거부터 탈레반 비난·대립…카불공항 공격 등 연쇄 테러
탈레반 전략 벤치마킹·소규모 분산…‘정상국가 지향’ 탈레반에 걸림돌
9월 18일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폭탄 공격 현장을 수색하는 탈레반 대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군을 무력화시켰다.

6만∼10만명 수준으로 알려진 이들이 병력과 물자가 훨씬 우월한 정부군을 순식간에 제압한 것이다.

정부군 병력에 ‘허수’가 다수라는 점을 고려해도 탈레반의 이번 승리는 세계 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강력한 탈레반이 아프간 내 경쟁 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IS-K)만큼은 좀처럼 제압하지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디아투데이 등 외신과 전문가에 따르면 IS-K의 조직원 수는 2천명 미만이다. 주요 활동 지역도 동부 낭가르하르주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탈레반의 새 정치 체제 구축의 큰 걸림돌로 떠오르는 상황인 것이다.

IS-K는 지난 8월 26일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자살 폭탄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탈레반은 미군이 막바지 철수 중인 공항 주변 치안에 가세했지만 180여명이 죽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이 테러로 탈레반 대원 여러 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IS-K는 이후에도 지난달 하순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에서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IS-K는 “이와 관련해 탈레반 대원 15명 이상이 죽었고 2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그간 심각하게 대립해왔다.

특히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탈레반으로서는 집권 후 치안이 나아졌다고 국내외에 홍보하며 ‘정상 국가’로 나아가려면 끝없이 테러를 일으키는 IS-K 세력 제거가 필수인 상황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과도정부 대변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혼란의 씨를 뿌리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며 IS-K는 아프간에서 실질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낭가르하르주에서 IS-K를 공격해 조직원 80명을 체포했으며, IS-K의 전 지도자인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도 카불의 교도소에서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S-K는 탈레반의 이런 노력과 공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IS-K는 탈레반이 과거 정부 측을 겨냥해 사용했던 테러 기법을 ‘벤치마킹’해 최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랄라바드 테러에서 IS-K가 사용한 차량 접착식 폭탄이 대표적 예다. 이 폭탄은 과거 탈레반이 즐겨 사용한 테러 무기다.

또 IS-K는 탈레반의 공세 강화로 핵심 조직이 흔들리자 작은 조직으로 나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탈레반의 욕심과 달리 IS-K가 쉽사리 ‘일망타진’되지 않는 이유다.

온건파 지도부에 반감을 품은 극단주의 분파가 이탈, IS-K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탈레반으로서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IS-K의 초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남부 헬만드주 등에서 활동한 물라 압둘 라우프 하뎀은 탈레반 지도자 출신이었다.

탈레반이 IS-K를 근절하지 못하면 국제무대 본격 진출을 원하는 지도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전문가인 웨슬리 모건은 최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IS-K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탈레반은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레반이 ‘정적 제거’와 권력 강화를 위해 IS-K의 존재를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아프간 정부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불평 세력을 제압한 후 그들에게 ‘탈레반’, ‘IS-K’, ‘알카에다’ 등의 꼬리표를 붙였던 수법을 이제는 탈레반이 활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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