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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식·의·약 혁신, 건강한 삶 지킨다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05일(火)
코로나만큼 위험한 슈퍼 박테리아… 항생제 내성 ‘원 헬스’ 관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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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의·약 혁신, 건강한 삶 지킨다
- 정부, 사람·동물·생태계 연계 통합감시시스템

韓 항생제 하루 사용량 29.8
OECD 평균 18.6보다 높아
감기에만 걸려도 처방 요구
소·돼지 등 가축에도 오·남용

국내 내성 발생 10만명 달해
전세계 매년 70만명이 숨져
정부 ‘2차 항생제 내성 대책’
충남 부여서 국제회의 개최도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글로벌 보건안보를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인류의 과제가 더 있다.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이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대유행하는 시대를 맞아, 감염병 치료의 필수 의약품인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이 발생해 유행하게 되면 신종 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각종 바이러스에 의해 동반된 세균성 질병 치료에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염려증이 급증하면서 오·남용이 빈번해질 경우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진행 중인 제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TFAMR·Task Force on Antimicrobial Resistance) 회의를 계기로 국민에게 항생제 내성에 대한 위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 세계 188개 CODEX 회원국 및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등의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 2017년부터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오는 9일까지 글로벌 항생제 내성 최소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13일 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의 참여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누적되는 항생제 내성 위험=국내 항생제 사용률은 정부의 노력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DDD·Defined Daily Dose, 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은 29.8로 2014년 31.7보다 줄어들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평균(18.6)보다 높다. 이는 국민이 항생제를 지나치게 선호하거나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등 인식 부족 탓도 적지 않다. 2017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 된다(40.2%)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도 된다(39.4%) △감기로 진료받을 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한 적이 있다(13.8%)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축산 분야 항생제 사용 역시 선진국보다 높다. 축산 선진국 덴마크와 비교할 경우 국내 소 항생제 사용량은 2.4배, 돼지는 7.6배, 닭은 8.2배에 달한다.

결국 국내 항생제 내성의 위험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항균요법학회에 따르면 국내 항생제 내성 발생은 매년 늘어 2017년 기준 10만여 명에 이른다. 항생제가 듣지 않아 90일 내에 사망하는 경우도 4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2010년 슈퍼 박테리아로 명명된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도 국내에서 계속 급증하고 있다.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WHO에 따르면 해마다 약 70만 명이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인 ‘다제내성균’으로 숨지고, 사망자 규모가 2050년에는 연간 10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용 줄이고, 생태계 전반 관리=정부는 지난 2016년 제1차 국가항생제내성 대책(2016∼2020)을 수립하고 항생제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의료기관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고 항생제 사용지침도 개발해 지원했다. 또한 농축수산 분야에서도 농축수산가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수의사 처방제를 2013년에 도입했다. 수의사가 처방해야 사용할 수 있는 대상 항생제도 2016년 20종에서 2020년에는 40종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79종으로 확대된다. 처방 대상 항생제에 대한 판매 관리도 강화해 동물약국 및 판매상에서 항생제 판매 시 관리시스템에 등록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닭 유래 대장균의 플로로퀴놀론계 내성률이 10% 감소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제2차 국가항생제내성 대책(2021∼2025)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항생제 내성 관리는 사람, 동물, 생태계 사이의 연계를 통해 모두에게 최적의 건강을 제공하기 위한 다학제적 접근을 의미하는 ‘원 헬스(One Health)’ 관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라 관련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토양, 하천, 해수에 있는 세균은 내성균, 항생제 등과 접촉하면 내성을 갖게 되고 결국 사람과 가축이 식품과 물, 공기를 통해 내성균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식품과 환경에서의 항생제 내성 발생과 전파 경로를 확인하는 ‘원 헬스’ 항생제 내성 연구와 통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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