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패권 시대… 변리사 특허침해訴대리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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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

“일본·중국선 몇년전부터 시행
한국은 20년째 국회에 계류 중
중소기업 특허소송 승소율 추락
국내 기술 보호위해서도 시급”

“백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최첨단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과 산업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관통하는 핵심은 지식재산(IP)입니다. 지식재산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정작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에는 무관심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홍장원(사진)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6일 “기술 패권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입법·사법·행정을 모두 아우르는 법·제도의 정비를 통해 IP 친화적인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내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30조 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투자를 하지만, 정작 IP 사업화나 기술 이전 수익률은 낮고 지식재산권 무역 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IP 창출, 활용, 보호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장롱 특허의 양산, 무자격자의 IP 감정, 변리사 특허침해소송 대리 불인정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 소송대리는 해묵은 과제다. 특허소송의 전문성 강화와 중소·중견기업의 소송 부담 경감을 위한 변리사 침해소송대리는 지난 17대 국회에서부터 이번 21대 국회까지 20년째 계류 중이다.

홍 회장은 “해당 법안이 국회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변리사의 침해소송대리를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2003년 부기변리사 제도를 통해 변호사와 함께 변리사가 공동침해소송대리를 하고 있다. 중국 역시 IP 강국 도약을 위해 변리사가 단독으로 침해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유럽 역시 오는 2023년 유럽통합특허법원 출범에 맞춰 변리사의 단독 특허침해소송대리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변리사가 특허법원에서의 심결취소소송 등을 대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건의 쟁점이 동일한 특허침해사건에선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홍 회장은 “전문가인 변리사가 특허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등에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계 4대 단체는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소송대리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가령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특허침해소송을 한다면 관련 기술을 가장 잘 이해할 사람은 해당 특허를 출원하고 관리한 변리사뿐”이라며 “특히 최근 중소기업의 특허소송 승소율이 과거 40%에서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보호 측면에서도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