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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07일(木)
가격 올릴수록 수요 늘어나는 럭셔리브랜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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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양극화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앞에서 고객들이 노숙까지 불사하면서 길게 줄을 서 있다. 김선규 기자

젊어진 구매연령층… 일상이 된 ‘리셀’
“韓 ‘명품 테크’ 이제 눈뜨기 시작한 셈”

1년 넘게 명품관 밤샘 대기줄
전세계 매출 비중도 7위 올라

“계층이동 어려워진 젊은이들
탈출구 삼아 명품소비” 분석도


▲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 매장이 대기 고객에게 보낸 안내 문자.
지난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 매장 앞에 수십 명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슷한 시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도 ‘에·루·샤’로 불리며 3대 명품 대접을 받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과 고야드·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긴 대기 줄이 한눈에 들어왔다. 까르띠에 등 여러 매장은 오후 3시도 되지 않아 입구에 ‘오늘 입장 마감되었습니다’라는 팻말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구매 대기 줄은 에·루·샤의 3대 명품 업체에서만 일어났는데 이젠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례 없는 명품 구매 열기가 도무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해외 명품 업체들이 올해 수차례 가격을 올렸는데도, 백화점 명품관 앞에 전날 밤부터 노숙까지 해가며 줄을 서는 진풍경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에서도 전체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소수의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과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입 고급 가방 판매에 부과된 개별소비세(개소세)는 256억 원으로, 전년(186억 원) 대비 38.1% 증가했다. 명품 구매 연령층도 젊어지면서 가방, 시계를 넘어 신발, 전자기기, 자전거까지 점차 럭셔리 브랜드의 소비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루이비통은 프랑스 자전거 업체 ‘메종 땅보이트 파리’와 함께 ‘LV 자전거’를 출시했다. 이 자전거는 지난 8월부터 국내에서 344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5조 원(추정)으로, 매출 비중으로는 독일을 제치고 세계 7위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산됐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이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19% 줄어든 것과 달리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백화점 관계자는 “실구매자와 리셀러가 몰리며 오픈런이 펼쳐지고, 사서 되파는 가격도 올라가면서 매장 판매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특정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같은 카테고리의 비슷한 브랜드들까지 함께 수요와 가격이 뛰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돋보이고자 하는 소비 심리, ‘샤테크(샤넬 + 재테크)’ ‘롤테크(롤렉스 + 재테크)’ 등 투자 용도의 구입, 영끌족으로 불리는 20·30을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하나의 문화이자 경험으로 자리 잡는 등 복합적 요인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계층 이동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젊은 세대들이 명품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탈출구를 찾은 것”이라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들 명품 수요층의 소비 심리와 오히려 부합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이제야 사람들이 명품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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