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부상사고도 처벌하는 중대재해법

  • 문화일보
  • 입력 2021-10-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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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행 100여일 앞으로

대기업 식품 먹고 집단식중독땐
해당 기업대표에 1년이상 징역
업계 “애매한 규정많아” 목소리
구체적 적용싸고 혼란 가중예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이 불과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는 데다, 적용대상이 한층 넓어졌지만 준비가 없는 현장에서는 혼란만 계속되고 있다. 일상 속 사고에까지 과도한 처벌이 우려되는 데다, 자칫 범법자만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에서 규정한 중대재해는 크게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된다. 고의, 중과실에 따른 산업현장에서의 사망·부상 사고는 물론 일정 면적 이상의 지하상가나 놀이공원, 영화관, 사무실 등에서 사고로 사망자 혹은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발생한 때에도 모두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특정 대기업이 만든 식품을 먹고 집단 식중독 사고가 벌어졌다면 관리 소홀 여부에 따라 해당 기업의 대표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일반 사무실에서 인명 사고가 벌어져도 안전관리 소홀 여부가 드러난다면 곧바로 기업 경영주에게 직접적인 형사 처벌이 가해진다.

식중독 사고나 생활화학제품 부작용 문제, 음식점, 영화관 등 대규모 다중이용업소에서의 화재·압사 사고 등을 고려하면 법 시행 후의 ‘후폭풍’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산재 사망자 574명 중 광업·건설업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4%(254명)에 불과했다. 실제로 앞서 지난 2006년 3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경우 3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전에 사고 위험성을 경고했는데도 불구, 주최 측이 안전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실무 책임자를 입건했다. 앞으로 이런 사고가 내년 1월 27일 이후 재발한다면 대표이사는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산업계는 중대재해법에 모호하고 포괄적인 규정이 많다며 보완 입법을 요구해왔다. 급성장한 배달업계 역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지만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 감독 책임을 놓고 업체별로 실태가 제각각이라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밝힌 중견기업 경영자는 “대비를 제대로 해놓은 곳은 극소수에 그친다”면서 “유통·식음료·배달업체는 물론,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조차 명백한 처벌 대상이 됐음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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