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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음상담소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13일(水)
Q : 반려견이 병원서 고생하다 떠난후 슬픔을 극복하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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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태어난 지 사흘 만에 데려와 13년간 키우던 반려견이 있었는데, 얼마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몇 달 전부터 산책을 데리고 나갈 때도 힘이 없었고, 기운 없이 앉아 있고 못 먹을 때가 많았어요. 사람도 그렇게 피곤할 때가 있으려니 싶어서 그냥 뒀다가 한 달 전 검사를 해보니 심장과 콩팥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고 병원에 입원해서 고생하다가 떠났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것을 그냥 내 품에서 내가 데리고 있다가 보내줄 걸 싶기도 하고, 더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고 삶의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강아지를 생각하면 눈물만 납니다.


▲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A : 이런일 또 있을수도…그리움 간직하되 죄책감 갖지 말아요
▶▶ 솔루션

요즘 펫로스(Pet loss)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분이 많습니다. 우울할 때 도움이 되고, 외로움을 나누던 반려동물을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으니 당연합니다. 반려동물은 우울증, 치매 등의 정신건강 문제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합니다. 실제로 극단적인 생각이 드는 순간에 상처를 주고 믿음을 저버리는 사람들 대신 언제나 함께 있는 반려동물 덕분에 삶에 대한 의지를 다잡는 경우를 봅니다.

소중한 존재가 떠났을 때 누구나 ‘그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즉 지나간 순간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내가 반려동물을 잘못 돌봤다는 뜻은 아닙니다. 웬만한 사람보다 소중한 가족 같은 존재여서 자꾸 사람에 빗대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더 우울해질 수 있는데요. 반려견은 아픔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병을 늦게 발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반려동물이 떠났을 때 슬퍼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죄책감과 그리움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반려동물의 수명이 인간에 미치지 못합니다. 개과에 속하는 반려견의 경우 평균 예상 수명이 12~16년 정도이고, 집에서 잘 보살핀다고 해도 20년을 넘기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반려동물의 수명이란 것은 두 가지 점에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첫째, 반려동물의 수명을 인간에 빗대어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마치 13년을 같이 지낸 반려견이라고 해서 13살의 아이가 세상을 떠난 것처럼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것은 인간 수명의 기준이고 반려동물 기준으로는 오래 산 것이지요. 둘째, 다른 반려동물을 빨리 다시 키우기 시작하는 것이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한 애도의 기간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일은 사람의 일생에 몇 번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돌보고, 함께 행복하겠다는 마음으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하주원 원장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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