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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남자의 클래식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14일(木)
명쾌한 ‘비팅’ 대신 경련하는 ‘풍선 인형’ 처럼 온몸으로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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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스무살때 브루크너 교향곡 소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정식데뷔
36세때 이미 최정상급 반열에
베를린 필·빈 필 동시에 지휘봉

“악보 이면의 음표 찾으려 노력”
다른 뉘앙스·뜨거운 감동 선사


19세기의 음악계가 작곡가의 것이었다면, 20세기의 음악계는 지휘자의 것이었다. 이전의 교향곡들은 주로 작곡가의 지휘로 연주됐기 때문에 모든 찬사와 스포트라이트는 작곡가에게로 향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점차 교향곡들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오케스트라의 규모 또한 커지자 더 이상 작곡가들이 지휘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그렇기에 20세기의 음악계는 지휘자에 의해 크게 좌우됐고 스타 지휘자를 배출해 내기 시작했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등 20세기엔 거장 지휘자들이 즐비하지만 그중 단 한 명의 지휘자를 뽑으라면 단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886∼1954)다.

푸르트벵글러는 독일 베를린에서 고고학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푸르트벵글러는 어려서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가정교사를 통해 교육을 받았다. 20세가 되던 1906년,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을 지휘하며 뮌헨의 카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정식 데뷔하게 된다. 난곡이라 할 만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을 완벽하게 소화한 신인 푸르트벵글러는 전 유럽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9세가 되던 1925년엔 길지 않은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의 상임지휘자로 초빙됐고 1922년엔 독일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을 객원지휘자로서 지휘하게 된다. 공연은 대성공이었고 푸르트벵글러의 음악성에 매료된 베를린 필 단원들은 그를 만장일치 신임지휘자로 추대해 상임지휘자로 맞이했다. 그리고 당대의 또 다른 지휘자 아르투어 니키슈가 맡고 있던 또 하나의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상임지휘자 자리까지 동시에 거머쥐며 불과 36세의 나이로 명실상부 최정상급 지휘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5년 뒤인 1927년엔 빈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위촉되며, 이른바 오케스트라의 양대 산맥이라 할 만한 베를린 필과 빈 필을 동시에 지휘봉 아래 두며 전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아마 처음으로 푸르트벵글러의 지휘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상당히 당혹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카리스마의 지휘자들과는 사뭇 다른 지휘법 때문이다. 푸르트벵글러에게선 정확한 박자를 알리는 명쾌한 비팅(beating·박자 젓기)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경련이 일어난 듯 두 손을 벌벌 떨며 움직이고 또 상체를 이리저리 휘저어가면서 마치 ‘풍선 인형’처럼 혼신을 다해 지휘한다.

그렇기에 같은 작품일지라도 그의 모든 연주는 늘 다른 뉘앙스와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다.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푸르트벵글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악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자 푸르트벵글러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악보 이면의 음표들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빌헬름 푸르트벵글러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100번 넘게 연주했는데 그중에서도 1954년 8월, 타계하기 석 달 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실황 음반이 명반으로 손꼽힌다. 합창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최고의 걸작이다. 인류가 남긴 모든 교향곡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교향곡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베토벤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에 등재돼 있다. 교향곡은 기악곡이라는 통념을 깨고 성악 솔리스트와 합창을 등장시켜 ‘합창’이라는 부제를 얻게 됐다.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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