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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도운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15일(金)
윤석열·박근혜의 ‘反이재명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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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朴 핵심 인사들 대선 정국 논의
사면 원치 않고 사저 안 들어가
민주당 집권 저지가 최대 관심

윤석열 밉지만 당선 가능성 평가
尹, 박근혜·이명박과 화해 필요
文정권 수사하되 보복 없어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친박 핵심 인사들이 최근 몇 차례 만나 대선 정국을 논의했다. 고현정·조인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가 지난달 경매를 통해 박근혜의 내곡동 사저를 낙찰받은 것이 직접적 계기였다. 기획사 대표는 박정희·박근혜 부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박정희 시절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성공했고, 박근혜 시절 사업하기는 좋았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내곡동 사저를 가로세로연구소라는 인터넷 매체가 사들인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이 희화화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구매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모임에서 박지만과 박근혜 측근들은 몇 가지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첫째,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사면을 원치 않는다. 대선까지 5개월도 안 남았다. 어차피 다음 정권에서는 사면이 될 텐데, 가혹한 ‘정치 보복’을 자행했던 문 정권이 정략적 사면을 하면서 화합 운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언젠가 사면이 된다면, 연예기획사가 사들인 내곡동 사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마음은 고맙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것은 박근혜 성정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박지만이 누나를 위해 전셋집을 얻어 모시겠다고 한다. 주택을 새로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박지만 소유라는 이유로 또다시 ‘경제공동체’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셋째, 참석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현재로써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개인적으로 지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석열이 예쁠 리가 없다. 그러나 야당 후보 가운데 가장 지지율이 높고, 집권하면 거대 더불어민주당과 맞서며 문 정권 적폐를 확실히 청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홍준표·원희룡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는다면 바꿀 수도 있다. 박근혜 세력의 최고 관심은 이재명 후보의 집권을 막는 것이라고 한다. 박정희가 일으켜 세우고 박근혜가 이어가려고 했던 나라가 포퓰리즘에 ‘망하는’ 것을 앉아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넷째, 박근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뿐만 아니라 박지만도, 윤석열이 면담을 요청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박 정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들어가 있는 것은 정치적 신뢰가 없는 행동이라고 이들은 비판하고 있다. 다섯째, 박근혜는 다음 정권을 누가 잡든 관계없이 스스로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대선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대선 정국을 흔들 수도 있는 정치적·법적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

탄핵당한 대통령과 그 세력도 미래를 모색한다.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은 경선 너머 정치적 미래를 예측·대비하고 있을까. 누가 후보가 되든, 박근혜와의 화해는 보수 지도자로서의 마지막 퍼즐이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진보 진영과의 더 큰 화해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특히 윤석열은 박근혜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은 대선 전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세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집권하면 문 정권이 자행한 불법·비리에 대해 강력히 수사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이 지지를 받는 진짜 이유다. 검찰총장 시절 마무리하지 못했던 울산시장 선거개입, 월성 1호기 조기 가동 중단, 라임·옵티머스 펀드 수사만 계속해도 수많은 문제가 드러날 것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문재인에 대한 정치 보복은 하지 않는다고 밝혀야 한다. 또다시 불행한 전직 대통령을 보는 것은 국민도 원치 않는다. 설사 울산 선거개입·월성 1호기 중단 등에 그의 책임이 드러나도, 내란과 외환의 책임이 없다면 면책해줄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박근혜를 사면하고, 국민의 의견을 들어 명예도 일정 부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듭 실패하고 있는 대통령 권력 집중제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국민이 사는 나라다. 도덕적으로 훌륭하지도,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대통령 한 사람이 이끌어가기 어렵다. 결국 개헌 문제가 될 것이다. 권력 분점 혹은 공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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