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1.12.5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경제일반
[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19일(火)
11년간 2兆 투입… 설계·제작·발사·관제 우리가 완성한 첫 발사체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지난 6월 1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인증모델을 트랜스포터(이송장치)에 싣고 발사대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 21일 쏘아올리는 우주발사체 ‘누리호’
인공위성과 무게 비슷한 모사체 탑재… 성공땐 2024년 운반선 역할

2013년 ‘나로호’는 러와 협력
궤도에 위성 안착시키는 기술
세계 6번째 보유한 국가 등극
강력한 75t급 중대형 추진엔진
세계 7번째 고유 기술 갖게 돼

당일 기상 조건 악화 등 우려
28일까지 ‘예비기간’잡아놔

2030년대엔 누리호 이용해서
달 착륙선 보내는 장기 계획도


오는 21일 오후 4시(잠정)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설계·제작·발사 전 과정을 100% 우리 기술로 완성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상 700㎞ 우주 공간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강력한 75t급 로켓 엔진이 불꽃을 뿜으며 대한민국 우주 독립 시대의 원년을 열어나갈 전망이다. 지난 11년간 약 2조 원을 들여 총력 개발한 ‘국산 1호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말 그대로 새 세상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누리’는 순수 우리말로 ‘세상’을 뜻한다. 우주발사체란 무엇이며,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앞으로 한국의 우주개발은 어떤 목표와 일정에 따라 진행될까. 역사적인 첫 발사를 계기로 한국의 우주 개척사를 알아본다.


1. 우주 발사체란

인공위성·탐사선·우주정류장 등 우주 구조물을 우주 공간에 올려놓기 위해 사용하는 로켓을 말한다. 인공위성처럼 지구 주위를 빙빙 돌거나, 아예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으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만들려면 지구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힘의 원천이 탈출 속도다. 물체를 초속 7.9㎞의 빠른 속도로 하늘로 쏘아 올리면 다시 땅에 떨어지지 않고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게 된다. 더 빠른 속도를 붙이면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화성·목성 등 태양계 행성이나 아예 다른 태양계의 넓은 우주로도 갈 수 있다. 바로 이 탈출 속도를 만들어 주는 엔진이 우주 발사체다.


2. 로켓과 다른가

흔히 로켓으로 불리는 비행체는 우주 탐사·과학적 연구 같은 평화적 목적에 이용되면 발사체로 불리지만, 군사 목적으로 원격지의 목표물을 파괴하는 데 쓰이면 미사일이 된다. 지구 반대쪽 대륙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 불리는 강력한 무기로 공포의 대상이다. 미사일이냐, 발사체냐의 구분은 로켓 머리에 해당하는 탑재부에 탄두(화약)를 싣느냐, 인공위성 같은 평화적 목적의 페이로드(payload·적재화물)를 싣느냐의 차이에 달렸다. 그래서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의 확보는 우주 강국에서 군사 강국으로 가는 미묘한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인공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리거나 ICBM을 정확한 목표지점으로 유도하는 기술은 질적으로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3. 한국형 발사체란

지난 2013년 발사한 ‘나로호’는 우주 강국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만든 발사체였다. 이번 누리호는 설계에서부터 제작 및 시험·인증, 발사, 그리고 발사 후 관제와 통신까지 모두 우리 기술로 완성한 첫 번째 발사체다. 한국 우주 자립의 첫걸음을 떼는 역사적 이정표인 것이다. 지난 11년 동안의 개발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하나하나가 새로운 기록의 축적이었다. 세밀한 단계별 계획에 따라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발사체는 최소 세 차례에 걸쳐 반복 제작된다. 엔지니어링 모델(EM·Engineering Model), 인증 모델(QM·Qualification Model), 비행 모델(FM·Flight Model)이 그것이다. 부품을 조립해 전체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제작 단계에서 검증하는 EM, 제작된 발사체가 연료 주입과 기립 등 발사에 필요한 공정 및 동작을 무리 없이 해내는지 테스트하는 QM, 실제 비행에 사용하는 FM은 겉보기엔 똑같이 생겼다. 오는 21일 실제로 발사되는 누리호는 FM이다.


4. 누리호 발사의 의미

누리호는 한국이 우주·군사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누리호에 사용될 75t급 중대형 추진엔진을 고유 기술로 개발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세계에서 한국을 포함해 7곳밖에 없다. 또 1t급 이상의 실용형 인공위성을 싣고 지구순환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는 기술은 6개국만 보유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컨소시엄이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으로 완성했다. 발사체를 지지하는 발사대, 즉 영어로 탯줄을 의미하는 엄빌리컬(umbilical) 타워도 우리가 만들었다. 기립한 발사체에 케로신·산화제 등 연료를 공급하는 지상 구조물이다. 발사체를 쏘아 올린 다음, 비행 중 통신을 교환하고 관제하는 기술도 모두 우리 힘으로 이뤘다. ‘뉴 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이란 의미도 있다. 앞으로 국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 시대에서 우주산업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이끄는 민간 우주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5. 왜 3단으로 분리하나

우주로 날아가는 발사체는 보통 더 큰 추력을 얻기 위해 단(stage) 분리 방식을 사용한다. 각 단의 추진제 연소가 끝나면 분리해 떨굼으로써 무게를 줄여 더 큰 속도를 얻도록 설계하는 식이다. 맨 처음 불이 붙는 1단 로켓은 대기권 탈출용 우주 속도를 내기 위해 가장 추력이 세고, 그만큼 제작에도 가장 많은 돈이 든다. 1단 로켓으로 궤도에 올린 다음, 조금 경량급인 2단 로켓과 3단 로켓으로 우주 공간을 이동하거나 자세를 제어한다. 1단 로켓은 75t급 중대형 엔진을 4개 묶어(clustering·클러스터링) 구성한다. 2단 로켓은 75t급 엔진 1개다. 3단 로켓은 7t급 소형 엔진 1개다. 대형·소형 두 가지 엔진을 우리 기술로 설계·제작하고 성능이 안정될 때까지 끊임없이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쳤다.


6. 추가 발사 계획은

누리호의 역사적인 이번 첫 비행은 발사체로는 첫 시도인 만큼, 진짜 인공위성을 싣지 않고 같은 무게의 비슷한 위성 모사체(dummy)를 탑재한 채 ‘비행’ 자체의 완성도만 시험한다. 로켓의 시험 발사 성격이기 때문에 가짜 위성을 싣고 쏘는 것이다. 성공하면 내년 5월 무게 180㎏의 성능검증용 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싣고 한 번 더 발사된다. 그 이후엔 실전에 투입되는 공공·민간 목적의 진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사업에 활용될 전망이다. 향후 2024년, 2026년, 2027년 등 거의 매년 실제 인공위성을 탑재해 궤도로 올리는 운반선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7. 발사 D-3 준비는

발사 당일에도 온갖 조건이 제대로 받쳐줘야 성공적인 발사와 비행이 이뤄진다. 날씨부터 이동·기립·연료 주입 등 준비절차들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진행돼야 가능하다. 그래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21일 발사 예정일에서 일주일가량 연기한 28일까지를 발사 예비기간으로 넉넉하게 잡아놓았다. 발사 실무진은 사흘 전인 18일부터 실제 발사 직전까지 시간 단위로 준비 과정을 물샐 틈 없이 점검 시행하고 있다. 긴 막대 모양의 누리호는 모든 조립을 마치고 조립동에 대기하다가 발사 32시간 전에 특수 운반차에 실려 발사대로 이동한다. 3시간 후에는 누워있던 자세에서 수직으로 발사대에서 기립을 완료한다. 6시간 전부터는 관제동에서 발사 초읽기에 들어간다. 발사 50분 전에 하늘을 나는 데 필요한 추진제(연료) 주입이 완료되고, 곧이어 발사 자동 운용 단계(PLO)로 진입한다. 이때부터는 책임자의 비상 멈춤 명령 외에는 전자동으로 발사 카운트다운이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8. 발사 연기 가능성은

온도·습도·바람·낙뢰 등 기상환경과 진입 예정 궤도상 유인우주선이나 우주 잔해와 충돌하지 않도록 경로를 점검 조정하는 분석 작업이 발사 직전까지 이뤄진다. 만약 기상이 악화하거나 발사대 및 발사체 오작동, 연료 누설 또는 화재, 발사대 미분리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발사는 중지, 연기된다. 발사 중 이륙 및 발사 과정에서 폭발하거나 궤도를 이탈하면 비행 종단(termination) 절차로 들어간다. 발사 후에도 엔진 연소 등 비정상 작동으로 비행목표 미달 같은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자체 개발 우주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은 30%에 채 미치지 못한다. 처음 시도해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축복으로 평가된다.


9.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역사는

누리호는 2010년 설계와 액체엔진 시험설비 구축부터 시작됐다. 7t급 소형 엔진을 조립하고 지상 연소시험을 하는 단계였다. 이 과정이 5년 걸렸다. 2015년부터 4년 동안 발사체와 엔진의 상세 설계를 하고 75t급 중대형 지상용 엔진과 시험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11월 처음으로 시험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 그리고 다시 4년간 3단형 발사체 시스템을 만들고 비행모델 제작 후 올해와 내년에 두 차례 발사한다. 총 11년이 걸린 대장정이었다. 우리 고유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는 하루아침에 완성된 게 아니다. 누리호에 앞서 경험을 쌓았던 2013년 발사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 협력을 받은 합작품이었다. 1990년대부터 과학 로켓(KSR) 개발이 시작됐다. 1단으로 된 KSR-Ⅰ으로 고체 로켓을 처음 제작, 시험해보고 2단형 고체 로켓 KSR-Ⅱ로 이어졌다. 단 분리 등 유도제어 기술이 축적돼 갔다. 세 번째 과학 로켓은 액체추진 KSR-Ⅲ였다. 13t급 액체엔진을 처음 개발해 관성항법시스템, 추력 및 자세제어, 비행종단, 노즈 페어링, 고압탱크 등 필수 기술을 갖추어 나갔다. 이런 성과를 딛고 100㎏ 소형위성 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완성됐다. 액체엔진도 30t급으로 커졌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드디어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 그것도 우리 기술로 완성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를 앞두고 있다. 30년 이상 조 단위의 우주개발 예산을 투입한 결과 달성한 우주 자립이다.


10. 향후 한국의 우주 개발은

누리호의 성공은 길게 보아 우리나라 달 탐사 계획의 실현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주도의 달과 우주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10번째로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2022년 8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을 보내는 것으로 독자적인 달 탐사를 시작한다. 더 길게는 2030년대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이용해 달 착륙선까지 보내는 게 큰 목표다. 누리호가 ‘한국판 아폴로 계획’의 문을 열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년 8월 발사가 예정된 한국형 달 궤도선(KPLO·Korean Pathfinder Lunar Orbit)은 그해 말 무사히 궤도에 안착하면 달 지표 100㎞ 상공에서 2023년부터 1년간 과학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달 궤도선은 미국 발사체에 실려 날아가지만, 달 탐사 2단계(달착륙선) 사업은 한국형 발사체로 달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김종인 선대위 합류… 홍준표 “尹, 날 이용했다면 훌륭한..
▶ 윤석열 “이준석에 선거운동 전권…뛰라면 뛰고 가라면 가..
▶ 송대관 “빚만 280억…1년 정도 노래하고 싶지 않았다”
▶ “러시아 17만5000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중”
▶ 전여옥, 윤석열·이준석 울산담판에 “윤석열 백기투항”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민주 선대위 “오뚜기 상표권 무단사..
미성년자 신도 자매 성추행 혐의…50..
청주서 말다툼하다 어머니 살해한 20..
최정, 위즈윙에 불계승…2년 만에 오..
김정은, ‘올해의 독재자’ 후보에… 영..
topnew_title
topnews_photo “김종인, 대선캠페인 성공 확신때까지 여러 생각했다더라”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4일 상임선대위원장 겸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은..
mark송대관 “빚만 280억…1년 정도 노래하고 싶지 않았다”
mark전여옥, 윤석열·이준석 울산담판에 “윤석열 백기투항”
“러시아 17만5000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중”
김종인 선대위 합류… 홍준표 “尹, 날 이용했다면 훌륭..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했다…‘총괄’ 역할”
line
special news 아이유, MMA서 ‘올해의 아티스트’ 등 5관왕
BTS, ‘버터’로 올해의 베스트송…신예 에스파 4관왕 ‘기염’가수 아이유가 4일 오후 개최된 ‘MMA(멜론뮤..

line
홍남기 아들 특혜입원 의혹에…與 “해명하고 사과하라..
‘백반 기행’ 등장한 李·尹…“아내가 출마하려면 도장 찍..
오미크론 감염자 접촉자만 719명…인천교회발 확산세에..
photo_news
블랙핑크 리사, 코로나19 완치 판정…자가격리..
photo_news
에스파, 미국 폭스TV ‘닉 캐넌 쇼’ 출연…K팝 ..
line

illust
집에 들어온 뱀 연기피워 쫓아내려다 집 한채 홀랑 태워

illust
손흥민, ‘스파이더맨’과 만남 성사…홀랜드 ‘찰칵 세리머니’
topnew_title
number 민주 선대위 “오뚜기 상표권 무단사용?…보도, 사..
미성년자 신도 자매 성추행 혐의…50대 담임목사..
청주서 말다툼하다 어머니 살해한 20대 아들 검..
최정, 위즈윙에 불계승…2년 만에 오청원배 정상..
hot_photo
테슬라, 220만원대 아동용 전기바..
hot_photo
아이비 “사랑해요 최양락…단발..
hot_photo
전종서·이충현 감독 열애…“최근..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