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1.23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0일(水)
전사한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부르고…칠순 딸 기막힌 사연
35년 전 친생자관계 부존재 심판에 발목…대법 “기존 심판 효력 못 뒤집어”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A(71)씨는 1950년 4월 9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B씨는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A씨가 첫돌을 맞기도 전인 이듬해 2월 전사했다.

A씨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가정환경란에는 부모의 이름이 모두 적혔고 아버지의 직업은 ‘군인’으로 표기됐으나, 중학교 생활기록부의 같은 자리는 ‘부: 전사(戰死), 모: 개가(改嫁·남편과 헤어진 뒤 다른 남자와 결혼)’로 바뀌었다.

그의 삶은 유년 시절부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에서 A씨를 가르친 교사는 종합기록란에 유자녀인 A씨가 조부모와 함께 살고 항상 침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고 썼다.

A씨의 법적인 부모는 1986년 7월 바뀌게 된다.

미국에 살던 숙모 C씨가 가족 초청 형식으로 그의 이민을 주선하기 위해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고 A씨를 자신의 친딸이라고 주장한 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은 ‘A씨는 내 딸인데 생계가 어려워 다른 집에 맡겨져 양육됐다’는 C씨의 말을 인정했다. 법적 효력을 잘 몰랐던 그는 소극적으로나마 숙모가 시키는 대로 이야기를 했고 다른 친척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

다만 이민은 끝내 성사되지 않아 A씨는 한국에 계속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어렵게 살던 그는 2002년께부터 6·25전몰군경 자녀수당을 받았는데, 보훈 당국은 2014년 가족관계등록부상 A씨가 숙부·숙모의 자녀로 기록된 사실을 확인한 뒤 수당을 끊었다.

변호사인 사촌 오빠는 상황을 보다못해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다시 제기했고, 법원은 2015년 A씨가 숙모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성과 본을 창설한 뒤 ‘부’와 ‘모’가 공란인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었다.

그런데 서울지방보훈청은 같은 해 A씨가 국가유공자법상 유공자인 B씨의 자녀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그는 보훈청을 상대로 결정 취소 소송을 냈다.

A씨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어렵지 않게 증명됐다. DNA 검사 결과, 친지의 진술, 부모의 결혼사진, 친어머니와 찍은 사진부터 집안 족보나 할아버지의 묘비에 적힌 이름까지 증거는 차고 넘쳤고, 재판부도 이들 증거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1986년 판결의 기판력(확정판결에 부여되는 구속력)에 관한 법적인 판단은 달랐다.

1심은 “(1986년) 확정심판에 따라 A씨가 B씨의 친생자가 아니라는 신분관계가 획일적으로 확정됐고 효력을 부정할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며 보훈청의 손을 들었다.

반면 2심은 “친생자 관계는 인간의 혈연적·정서적 뿌리와 연결된 기초적인 관계”라면서 “(1986년) 심판의 기판력에 대세적인 효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를 국가유공자의 자녀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심히 불합리하고 부당하다”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판단이 또 뒤집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보훈청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고와 B씨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해 기판력이 발생했고 그 효력은 제삼자에게도 미친다”며 “A씨는 보훈청에 자신이 B씨의 자녀라고 주장할 수 없고 보훈청도 A씨를 B씨의 자녀로 인정할 수 없다. 법원도 확인심판의 기판력과 저촉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재상고라도 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을 다시 요청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 45.7% 이재명 34.7% 안철수 10% 허경영 2.6%
▶ 깻잎 잡아주는 여직원과 남편의 불륜…‘애로부부’ 충격 사..
▶ 국민의힘 “이재명 집권땐 북한 공포 그 자체” 대북관 맹공
▶ 윤석열 “이재명, 절 굉장히 만나고싶은 모양…막연히 만나..
▶ 팬티 벗기고 여성에게 침 놓은 무면허 60代 ‘무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오미크론 급속확산에 신규확진 7천..
코로나 감염됐던 엄마 젖이 녹색으로..
돈 돌려달라고 하니 몸사진 요구…파..
‘대장동 특검’ 촉구 광화문 집회…이재..
정세급랭에도 남북 물밑채널은 유지..
topnew_title
topnews_photo 홍준표 “평화 타령만 하다 국가안보 벼랑 우려”국민의힘은 22일 문재인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선 후보가 더 ..
mark윤석열 45.7% 이재명 34.7% 안철수 10% 허경영 2.6%
mark깻잎 잡아주는 여직원과 남편의 불륜…‘애로부부’ 충격 사연
“트럼프 임기말 ‘쿠데타 시도설’”…의회 진상조사에 시..
‘리프트 역주행’ 공포에 뛰어내린 이용객들…100명 한때..
‘라임 핵심’ 김영홍 회장 어디로…측근 정모씨 필리핀서..
line
special news 조코비치 추방에 보복?…세르비아, 호주업체 리..
세계 테니스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 선수(세르비아)가 호주 정부에 의해 추방된 가운데 세르비아 정부..

line
윤석열 “이재명, 절 굉장히 만나고싶은 모양…막연히 만..
‘독도 그려졌다’ 생떼…주한일본대사관, 文 설선물 반송
사우디, 예멘 반군 수용소 폭격…“82명 사망·265명 부상..
photo_news
‘역대 최고’ 노리는 갤럭시 S22…어떤 모습일까..
photo_news
박신혜·최태준 결혼에 축하 봇물…이민호 “나..
line

illust
권순우, 복식에서 터지나…호주오픈 테니스 16강 진출

illust
손흥민, WC 최종예선 합류 어려울 듯…토트넘 “더 기다려야”
topnew_title
number 오미크론 급속확산에 신규확진 7천명…새 방역체..
코로나 감염됐던 엄마 젖이 녹색으로 바뀌었다고..
돈 돌려달라고 하니 몸사진 요구…파렴치 중고거..
‘대장동 특검’ 촉구 광화문 집회…이재명 욕설 파..
hot_photo
세계적 불교 지도자·평화운동가 ..
hot_photo
이선빈 “연예인 되려고 가출…전..
hot_photo
한효주 치마 터지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