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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4일(日)
“유괴될 뻔한 아이들, 20m 달려 도망치니 범인이 포기”
현직 경찰관, 피해 아동들 면담·연구해 논문 발표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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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보호구역[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무관
유괴될 위험에 빠진 아이들이 전력을 다해 도망치면 범인의 범행 의욕이 꺾인다는 경찰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 수사팀 소속 한정일 경감과 박완규 한국에너지공과대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최근 이런 내용의 논문을 한국범죄심리연구에 게재했다.

두 사람은 실종 또는 유괴의 위험성에서 벗어난 어린이의 피해 당시 환경과 도주 거리별 유괴범의 추적 행위 패턴을 분석했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정책과 문헌 탐구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유괴 현장에서 탈출한 경험이 있는 아동의 목소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탐구한 연구는 최초 사례다.

저자들은 아동의 실종과 유괴 예방을 위해 ‘20m 전력 도주’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수상한 사람을 마주했을 때 최소 20m를 전력으로 뛰어 도망치면 유괴범의 범행의욕도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줄어들고 결국 범행을 포기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연구에 따르면 1∼4m 거리에서는 범인이 처음의 범행 의욕을 유지하며, 8m 이후에는 무리라고 생각하게 된다. 10m 이후에는 의욕이 급격하게 저하되며, 16m 부근에서는 포기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20m 지점에서 범행을 완전히 포기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모(7) 군은 집 앞 놀이터에서 혼자 놀던 중 50대 남성이 아이스크림으로 꾀어내 팔목을 잡힌 채로 놀이터를 벗어나게 됐다. 이 남성은 모텔 후문에서 성추행을 시도하려 했다. 김 군은 남자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현장에서 벗어나 어른들이 모여 있는 임시형 방문학습지 홍보부스를 향해 뛰었다. 그 거리가 약 20m였다.

김 군은 면담에서 “아저씨가 계단에 앉아서 밖을 둘러볼 때 막 뛰었다. 아빠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 골목을 나오니 친구들이 많이 하는 학습지 이름이 보이고 아줌마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처음에는 아저씨가 뒤따라오다가 아줌마들 있는 곳으로 내가 가니 멀리서 쳐다만 보고 뒤돌아 가더라”라고 진술했다.

저자들은 “부모의 반복적인 교육이 피해 아동이 현장에서 전력 도주해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사례로 이모(10) 양은 엄마의 퇴근 시간에 맞춰 아파트 입구에 마중을 나갔다가 술에 취한 남성에게 손목을 잡혀 아파트 상가 골목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평소 유괴 예방 교육 등을 반복해서 받아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 양은 “술 취한 아저씨가 불 꺼진 상가로 들어가려 했는데 가림막을 치우려 잠시 팔목을 놓은 사이 무작정 뛰었다. 처음에는 잡힐 거로 생각했는데 최선을 다해서 뛰니 (아저씨가) 점점 뒤처졌고 포기하더라. 계속 고함을 치며 나왔다”고 했다.

수사경력 3년 차의 실종 수사 담당 경찰관도 이번 연구를 위한 면담에서 ‘전력 도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아동 납치 살인 사건 621건을 분석한 골든타임 기록을 보면 1시간 이내 44%의 아동이 죽는다. 사후 대응책도 중요하지만, 실생활에서 최선의 탈출법은 인적이 드문 범행 장소에서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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