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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도쿄의 영광, 생활체육으로 꽃피다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6일(火)
‘금빛 발펜싱’에 빠져… 클럽마다 넘치는 ‘직장인 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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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욱(성남시청·오른쪽)과 김준호(화성시청)가 지난 7월 28일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도쿄의 영광, 생활체육으로 꽃피다 - 펜싱

클럽회장 “올림픽 前 드물었는데
가입문의 크게 늘어 지금도 지속”

클럽코치 “70세 어르신도 비지땀
10년뒤 생활체육이 엘리트 대체”

올 입문 동호인 “색다른 매력에 푹
高價장비 대여 가능해 부담 적어”


글·사진 = 허종호 기자

한국펜싱은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선수단은 금메달 6, 은 4, 동 10개를 획득했는데 이 중 금 1, 은 1, 동 3개가 펜싱에서 나왔다. ‘귀족스포츠’로 분류되는 펜싱은 유럽에서 인기가 높고, 스포츠 선진국이 강한 종목이다. 펜싱대표팀은 키가 크고 팔이 긴 유럽과 이른바 ‘발 펜싱’으로 맞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펜싱대표팀의 화려한 기술에 매료, 펜싱에 뛰어드는 순수 아마추어들이 급증하고 있다. 펜싱 생활체육은 대부분 클럽 단위로 이뤄진다. 실내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선수 출신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완근 대한펜싱협회 사무처장은 “펜싱 생활체육 지도자들에 따르면, 현장에서 가입 문의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생활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수준급 펜싱클럽과 동호인은 전국에 100팀, 1000여 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해가 지자 서울 용산구 이촌로의 중경고 나사나빛관 2층 펜싱연습장에 직장인 ‘검객’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서울펜싱클럽의 훈련장. 서울펜싱클럽은 순수 동호회며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 훈련장을 대관하고 지도자를 초빙해 기량을 전수받고 있다. 박지연(39) 서울펜싱클럽 회장은 “도쿄올림픽 전까진 문의가 정말 드물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클럽 가입을 희망하는 분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클럽과 체육관 수용 인원에 한계가 있는데, 인원 제한을 꽉 채울 만큼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펜싱에 입문한 김현수(28) 씨는 “축구 등 단체종목만 즐기다 펜싱을 하면서 개인종목의 색다른 매력에 빠졌다”며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지만, 이제는 공격 루트가 조금씩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는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기에 펜싱은 성취감이 높다”면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훈련할 때마다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펜싱이 귀족스포츠로 분류되는 건 고가의 장비 영향도 있다. 검과 도복, 마스크, 장갑 등 모든 장비를 갖추는 데 20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지난달부터 서울펜싱클럽 ‘식구’가 된 강민서(32) 씨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비용적인 면에서 다른 운동과 큰 차이는 없다”면서 “미끄럼 방지 펜싱용 운동화, 장갑, 검 등을 형편이 될 때마다 하나씩 마련하면 되고 클럽에서 대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펜싱클럽 회원들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중경고의 나사나빛관 2층 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손으로 검을 찌르고 휘두르며 막는다. 하지만 펜싱 공격과 수비의 출발은 다리다.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고, 순간적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25·성남시청)이 “펜싱은 다리로 하고 손은 거들 뿐”이라고 말한 이유.

‘검력’ 7년 차인 류재홍(49) 씨는 “펜싱은 하체 중심의 운동이고, 코어 근육을 잡아주는 스포츠”라면서 “펜싱으로 몸무게 7∼8㎏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류 씨는 “펜싱은 몸의 밸런스를 갖추는 전신운동이고 순발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고 덧붙였다.

펜싱은 쉴 새 없이 움직이기에 체력을 강화하고, 상대의 칼에서 시선을 떼지 않기에 집중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떨어지는 순발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도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

서울펜싱클럽 자문위원인 고종환(49) 중경고 펜싱부 수석코치는 “늦게 시작해도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 펜싱”이라며 “70세에 가까운 분도 서울펜싱클럽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 코치는 “펜싱은 생활체육계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종목이고, 최근 펜싱 인구는 크게 늘었다”면서 “앞으로 10년 뒤엔 펜싱 생활체육이 엘리트 스포츠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허종호 기자 / 체육부  허종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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